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한 '저널리즘과 혁신:성찰적 진단 및 과제' 토론회가 8일 오후 서울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저널리즘 복원을 위한 기자협회의 연속 토론회 중 첫 번째로 마련됐다.
이날 원용진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사회자로 나서 토론회를 주재했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자(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는 '저널리즘 혁신의 과제'로 발제를 맡아 "언론의 혁신은 현명한 독자를 발굴하고 공감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순 기자는 "디지털 문명 속에서 한국 언론의 문제는 '과정으로서의 뉴스'가 아닌 '결과물로서의 뉴스'에만 치중한 것이다. 복제나 어뷰징같은 부작용이 만연하고 독자들과 소통의 절차는 닫은 채 일방적인 결과물을 만들었다"며 "커뮤니티 구축, 독자와의 신뢰형성, 팬덤이나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아직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 기자는 이제 언론은 ‘혁신의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텍스트를 기피하는 시대지만 독자들은 꼭 필요한 뉴스를 스스로 찾고 직접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며 "신뢰의 혁신을 위한 성찰, 독자와의 느슨한 관계를 애착 관계로 전환하는 관계의 혁신, 저널리즘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사회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제에 이어 권영인 SBS 뉴미디어실 스브스뉴스팀장, 권호 중앙일보 디지털제작실 디지털제작팀장, 김성해 대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박대용 뉴스타파 뉴미디어팀장, 최민영 경향신문 미래기획팀 차장이 토론을 벌였다.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소장은 "독자와의 소통은 중요하지만 기자가 전문성을 갖고 독자들이 직접 따라오게 하는 접근이 더욱 효과적"이라며 "독자들은 모바일, 웹, 신문·방송 순서로 뉴스를 접하는데, 언론사의 매출은 정반대로 이뤄진다. 이런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디지털 변신이나 혁신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인 SBS 팀장은 "저널리즘이라는 신뢰와 가치를 디지털 시대에도 구현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거대 포털을 통해 뉴스를 유통하는 한국의 미디어 환경 속에서 그 기대만큼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언론사, 기자 개인의 브랜딩이 어려운 생태계지만 언론사가 기사 전달 이상의 기능, 저널리즘 가치를 지킨다는 인식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호 중앙일보 팀장은 지난해 자사가 발간한 혁신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언급했다. 권 팀장은 "편집국과 디지털 부문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혁신보고서를 준비했다"며 "전통 미디어의 강점인 특종, 깊이 있는 기사를 어떻게 하면 눈에 띄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이런 시도가 축적되면 디지털 세계에서도 영향력이 전이되고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박대용 뉴스타파 팀장은 "언론에 대한 신뢰가 예전 같지 않아서 독자·시청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게 어렵다. 현실적으로 이들보다 광고주의 목소리가 더 크지 않느냐"며 "오리지널 정보를 확보하고 알리는 것이 저널리즘을 복원하는 해법이다. 저널리스트라면 콘텐츠 유통보다 데이터나 정보를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민영 경향신문 차장은 "디지털 저널리즘은 민주주의, 포퓰리즘, 투명성 등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들과 반대되는 키워드는 권위주의, 위기사회, 엘리트주의인데 언론사들은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언론사의 역할은 독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해 대구대 교수는 "저널리스트들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독자들이 이해할만한 수준과 눈높이에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잊은 것 같다"며 "국내 언론은 트래픽, 판촉에만 취중 해서 전문성과 독립성, 대중성까지 놓치고 있는 것 아닌가. 전통매체는 사라지겠지만 저널리즘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고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