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의 프로그램 ‘미디어 인사이드’의 폐지설이 돌면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미디어 인사이드’는 KBS의 공영성을 대표하는 매체비평 프로그램으로 지난 13년간 균형있는 언론보도 분석과 시청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돕는 역할을 해왔다.
‘미디어 인사이드’ 제작진은 지난 7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오는 25일 프로그램 개편 때 매체비평 프로그램 ‘미디어 인사이드’가 폐지될 위기에 놓여있다”며 이를 재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번 폐지 논의는 이미 한 달여 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실무 제작진은 이번 주 초 직접 확인요청을 하기 전까지, 공식적으로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이후 프로그램 폐지를 재고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후 추가 논의가 진행됐지만 현재로서는 폐지가 유력하다는 답변을 받은 상황이다.

제작진은 게시글을 통해 현 우리나라 언론의 정파성 심화와 이에 따른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중요성 증대, 급속한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시청자 이해 지원 필요, KBS구성원들의 반성을 담은 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 등을 내세우며 폐지 논의를 되돌려 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특정성향을 대변하는 주장만을 되풀이하는 우리나라 언론과 종편 채널의 영향력 증대 등을 거론하며 “이런 상황에서 언론 보도를 균형있게 분석해 시청자들에게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해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필요성은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디어환경이 격변하는 가운데 디지털·미디어 격차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매체비평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이 새로운 미디어를 이해하고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또한 공영방송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공영방송 매체비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란 언론학계의 전망과 그동안 ‘미디어 인사이드’의 역할을 강조하며 “KBS 내부 구성원들을 위해서도 더욱 필요하다. 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저널리즘의 원칙과 취재윤리, 그리고 잘못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을 담는 유일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제작진은 KBS의 공영성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서 ‘미디어 인사이드’의 역할을 강조했다. ‘미디어 인사이드’는 2003년 ‘미디어 포커스’에서 시작해 ‘미디어 비평’을 거쳐 13년간 공영방송 KBS의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맥을 이어왔고, 현재 지상파 방송 중 유일한 매체비평 프로그램이란 의미가 있어서다.
제작진은 “시청률이나 비용 등의 경쟁력으로만 평가해 존폐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인 KBS의 공영성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며 “KBS의 수뇌부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게 부탁드린다. 부분 개편이 공식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은 만큼 폐지 논의를 되돌릴 수 있는 여지가 아직은 남아있다고 믿고 있다”며 폐지 재고를 호소했다.
정수영 언론노조 KBS본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미디어 포커스’로 출범했을 당시의 뛰어난 역할과 기능이 정권교체와 언론장악, 데스킹 검열강화 등 오랜 시간 누적돼 온 문제들을 거치며 축소·약화되다가 존재마저 없어져버리는 수순으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고 분노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D, 작가 등 스태프 등에겐 대비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주는 게 도리인데 사전 준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해고통보를 하는 부분은 배려가 너무 없고 등한시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는 “25일로 예정된 프로그램 부분조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