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의 20대 총선 관련보도를 두고 방송사 내부에서 불공정성과 편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상파 3사 노조 공추위 간사 총선보도 긴급점검 합동토론회’는 지상파 3사의 총선 관련 보도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 KBS·MBC·SBS 등 각 사에서 공정방송 감시활동을 하고 있는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 등은이날 자사 보도의 편향성과 비판·분석 실종 등을 문제점으로 꼽으며 현 보도행태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KBS는 여야간 이중잣대, 안보 불안감을 자극하는 북풍몰이, 쟁점 법안에 대한 정부여당 편들기 보도가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KBS본부는 이날 자사 보도국 정치외교부가 1월1일부터 3월29일까지 ‘뉴스9’을 통해 보도한 리포트에서 사용한 단어를 전수 분석한 결과를 전하며 ‘친노’는 ‘패권’으로, ‘진박’은 ‘갈등’이란 단어와 짝을 이뤄 사용하거나, 쟁점법안에 대한 처리를 두고 61%가 정부여당에 편향되는 등의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수영 언론노조 KBS본부 공추위 간사는 “지난달 15~17일까지 ‘뉴스9’의 북한 보도량은 총 17건으로 SBS의 3배(5.5건), MBC의 2배(8건)였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인 TV조선의 10꼭지 보다도 훨등히 앞선 수준”이라며 “지상파 3사를 통틀어 유일하게 메인뉴스 톱으로 북한관련 소식을 보도하는 등 사례도 빈번(5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안감은 가능한 한 자극하고 사실 확인을 위한 정보는 뒷전으로 미루는 보도행태”라고 덧붙였다.
MBC의 경우도 사정이 비슷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여야 공천 갈등을 두고 이중잣대를 들이대거나, 총선을 정권과 국회·정당 심판론으로 분리하는 등의 보도를 통해 정부여당, 청와대에 유리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는 모니터 결과가 나왔다.
이호찬 MBC본부 민실위 간사는 “야당의 공천 갈등은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여당 내 공천갈등은 비교적 사실 관계 중심으로 제시가 됐다. 야당 공천에 대해선 내부 비판에 국민의당 비판을 함께 담아 보도하고, 여당 공천은 주로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위원장 간 갈등 구도로 보도하면서 상대적으로 비판이 축소되는 모양새였다”고 했다. 그는 “선거운동 돌입 후 여당은 주로 야당 비판과 공약 중심인 반면, 야권 보도엔 여당 비판과 공약내용에 더해 김종인 대 문재인, 야권 단일화 문제 등 내부 갈등이 계속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SBS는 타 방송사에 비해선 균형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기계적 중립에 급급한 보도 태도를 두고 비판이 나왔다.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을 그대로 나열하면서 논리적 일관성과 현실가능성 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했고, 심층 분석 기사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대욱 SBS본부 공정방송위원장은 “‘여야의 공천갈등과 관련해 모든 갈등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정치불신을 초래했다’, ‘비판의 여지가 많은 여당의 핵심 경제 공약을 너무 부실하게 다뤘다’는 비판이 나왔다”며 “KBS, MBC의 편향성이 짙어지면서 우리의 한계가 정해지고 있다. 회사 간부들이 ‘이렇게 가면 우리만 너무 튀어 힘들다’는 얘길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상파 방송사들은 최근 ‘정부여당 편향’으로 비판받아온 종편보다도 ‘나쁜’ 선거 보도를 하고 있다”며 “‘북풍’ 보도는 종편에서 KBS로 주도권이 넘어갔고, 편파적인 화면 구성은 MBC가 종편보다 더 심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토론자 정준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는 “정치가 지속적으로 언론게 개입하고 언론이 자발적으로 공모하면서 뉴스의 전반적인 질적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지상파 역할의 중요성을 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