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4년째 무단협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한다.
MBC본부는 지난 7일 긴급대의원회의를 열고 14일 오전 9시부터 오는 19일 오후 6시까지 ‘단체협약 체결과 노조파괴 저지를 위한 MBC본부 조합원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MBC본부에 소속된 19개 지부별로도 의견 수렴 절차를 통해 1700여 조합원의 총의를 모을 방침이다.
MBC본부는 “파업 동의가 구해지면 시기와 방법 등 전략·전술 일체에 대해서 조합 집행부에 전권을 위임한다는 취지로 진행될 것”이라며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하더라도 협상과 대화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밝혔다.

단협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의 골은 지난해 12월 임금협상 진행 중 교섭대표 노조이던 MBC본부에 타임오프 종료를 통보하고 본사 상근 집행부 5명 전원에 대해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리면서 더욱 깊어졌다. 노조는 타임오프와 관련해 조속한 해결을 요구했고 사측이 ‘타임오프는 단협 사항’이라며 선을 그으면서 대립이 시작된 것. 결국 휴가가 소진될 때까지 노조를 이끌어온 집행부는 지난해 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중노위에서도 노사는 삐거덕거렸다. 특히 공정방송 조항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급기야 지난달 23일 최종 조정이 중지됐다. 노조는 합법적을 파업권을 획득하게 됐다. 노조는 “중노위 조정중지 이후 회사에 공문을 통해 단협 체결을 위해 조속히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지만 회사는 협상에 대해선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으며 조합을 비방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는 조속한 협상을 통해 단협을 체결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사측은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무단협 상황이 장기화된 것은 어느 일방의 책임이 될 수 없으며, 굳이 책임을 묻는다면 본부노조에도 동일한 수준의 책임이 있다”며 “일방이 단협안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책임을 전적으로 상대방에게 돌리는 것은 단협의 기본취지에도 반할 뿐 아니라 상대방의 교섭권마저 부인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일 사측 단협안을 제시했다.

MBC가 제시한 단협안에는 그간 논란이 됐던 공정방송 조항이 삭제됐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14일 노보를 통해 “이전 단협 논의 과정에서 ‘공정방송 실현주체’를 조합을 배제하고 ‘회사’로 국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사측 교섭위원들이 이번엔 아예 공정방송의 ‘공’자도 언급할 수 없게 공정방송 조항 자체를 다 들어내 버렸다”며 “뿐만 아니라 회사가 맘만 먹으면 쉬운 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등 노예계약이 따로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지켜주고 공정방송 실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단협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조합에 교섭력이 필요하고, 교섭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번 파업찬반투표를 압도적인 투표율과 찬성률로 가결시켜야 한다”며 “한손엔 ‘파업권’을 다른 한 손엔 ‘협상카드’를 쥐고 회사와 단체교섭을 유연하고 지혜롭게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MBC도 공식입장을 통해 노조를 비판했다. 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총선을 앞두고 시청자와 회사, 구성원 어느 누구에게도 득이 될 게 없는 ‘파업을 통한 정치 쇼’를 또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회사와 구성원들이 어떻게 되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조원을 이용하는 그들의 민낯을 이번에야말로 똑똑히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암동 시대는 여의도 시대와는 조직문화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노조 집행부가 파업을 부추기고 있는 동안 경쟁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