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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백기철 에디터 편집국장 지명

전임 후보자 임명동의 부결
현 경영진 리더십 불신 원인

강아영 기자  2016.03.09 14: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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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무 한겨레 사장이 지난 7일 후임 편집국장으로 백기철 기획에디터를 지명했다. 백기철 에디터는 1990년 한겨레에 입사해 정치부, 국제부, 사회부 등을 거쳐 정치부장, 논설위원, 정치사회에디터를 맡은 바 있다. 정영무 사장은 “백기철 후보는 주요 보직을 거쳐 깊이 있고 균형 잡힌 안목을 갖고 있다”며 “다음 달로 예정된 총선 등 현안에 잘 대처하면서 내부적으로 변화를 꾀하기에 적임이라고 판단했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후임이 지명됨에 따라 한겨레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려 앞으로 2주 동안 토론회를 포함한 임명동의투표절차를 거치게 된다.


백기철 후보자의 지명은 지난 3일 정재권 후보자의 낙마에 따른 것이다. 당시 정 후보자는 재적인원 229명 중 186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찬성 91표, 반대 92표로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못했다.


임명동의 투표가 부결된 것에 대한 한겨레 구성원들의 해석은 다양하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정영무 사장의 리더십에 대한 기자들의 불신이 꼽힌다. 그동안 한겨레에서는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정 사장의 경영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있었다. 최근에는 CMS 개발이 차질을 빚으면서 편집인이 이에 대해 사과를 한 적이 있다.


투표 전날인 2일 정 사장이 5~10명 안팎의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당부한 것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도 있다. 투표 당일 이 사실이 알려지자 노조는 편집권 독립을 훼손한 선거개입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고 사측은 대표이사 인사추천권 행사의 연장이라며 선거개입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투표관리위원회는 당일 오후 편집국장 임명동의 규정에 따라 어떤 조처를 내릴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일부 구성원들은 이 사실이 투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내부 구성원들의 응축된 위기의식과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광고를 둘러싼 경영진과 편집국의 끊임없는 갈등, 제대로 된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데 따른 사기 저하 등으로 인해 사장과 편집국장에 대한 시선이 싸늘해지고 데스크와 평기자 간 불신이 생겼다는 것이다.


한 시니어 기자는 “재벌들에게 광고를 받아서는 한겨레가 지향하는 신문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광고 의존도를 끊임없이 낮춰야 하는데, 경영진은 별도의 독립적인 수익 방안을 제대로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매체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혁신도 일어나지 않아 사기가 떨어져 있다. 매번 사장 선거 때마다 과제로 얘기하는 것들이지만 아무도 못 풀고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니 구성원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