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가 지난해 3월 페이스북 페이지로 시작한 ‘동그람이(동물 그리고 사람 이야기)’는 오픈한지 1년 만에 페이스북의 ‘좋아요’가 5만7000여명을 넘어섰다. 이는 한 메이저신문사의 페이스북 ‘좋아요’와 같은 수치인데 디지털뉴스부 기자 1명이 인턴 직원들과 함께 한국일보라는 브랜드 명칭을 쓰지 않고 이뤄낸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성과다.
차별화된 기사만이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검색어 기사나 어뷰징 기사만으로도 일정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이젠 타 사에선 볼 수 없는 콘텐츠만이 온라인 생태계에서 발붙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네이버가 다른 언론사와 척질 수도 있다는 부담에도 조선일보의 제안을 받아들여 조인트벤처사인 ‘잡스엔’을 공동 설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른 외적 요인도 있을 수 있겠지만 콘텐츠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런 시도조차 어렵다는 게 언론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차별화된 기사의 중요성은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다만 이런 필요성에 대해 누구나 공감했지만 어뷰징 기사나 검색어 기사가 독자들에게 먹히다보니 그동안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상황은 반전되고 있다. 기사나 칼럼에 이어 ‘디지털 만평’도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유되고 읽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반면 ‘판박이 기사’가 설 수 있는 자리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광고 역시 이런 경향을 띠면서 광고매출이 전체 수익의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언론사 입장에선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정보분석기업인 닐슨이 작년 10월 발간한 ‘광고 신뢰도에 관한 글로벌 소비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은 ‘지인의 추천 유형의 광고’(78%)를 가장 신뢰하고 이어 ‘신문기사’(66%), ‘TV광고’(63%), ‘온라인에 게시된 소비자 의견 유형의 광고’(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구전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이 기존 광고매체를 압도하는 시대가 된 셈이다.
그럼 모바일 시대엔 어떤 기사가 대세가 될까. 우선 언론계 관계자들은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재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그동안 미국 내 아이폰에서만 서비스했던 동영상 생중계 기능인 ‘페이스북 라이프’를 향후 수주일 내에 전 세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디지털 콘텐츠 트렌드를 텍스트, 사진, 동영상, 가상현실 등의 순으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번째 구독자의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체험형 기사’가 맞춤형 콘텐츠로 조명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전자 상거래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경제i가 최근 IT전문지인 ‘미디어잇’을 인수한 이면엔 이런 배경이 숨겨져 있을 것으로 언론계는 바라보고 있다.
세 번째 VR(가상현실) 등 새롭게 등장한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시킨 콘텐츠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와 상품 연계는 물론이고 간접 광고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진순 한국경제 기자(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는 “연결과 관계의 시대에는 개인 기호나 취향, 관점에 따라 타깃화한 콘텐츠 생산이 필요하다”며 “이를 반영하기 위해 뉴스룸의 20~30대 젊은 구성원들이 증가하는 등 기자, 기자 업무, 언론사의 전통과 관행에 있어 중대한 변곡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