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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공정방송 감시한 기자들 징계

새노조·KBS 기자협회 등 직능단체 비판 성명

최승영 기자  2016.02.25 14: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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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자사 보도에 대한 공정방송 감시활동을 했던 기자들에게 결국 감봉 6개월 등의 징계를 내렸다.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와 KBS 기자협회 등 7개 직능단체들 역시 이번 징계를 단체협약과 편성규약을 뿌리부터 부인한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며 사내 언로를 통제하는 사측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새노조와 사측 관계자 등에 따르면 24일 오후 사측은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공방위) 간사였던 정홍규 기자에게 ‘감봉 6개월’, KBS기자협회 공정방송국장 김준범 기자에게 ‘견책’의 징계내용을 통보했다. 앞서 KBS는 지난 16일 이들에게 징계회부서를 전달, 논란이 있던 보도에 대한 경위를 파악한 이들의 행위가 취재기자, 부서장 등에 대한 '부당한 압력·개입을 행사'하고 '직장 내 질서를 훼손한 것'이라며 징계절차 착수이유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두 기자는 하루 앞선 지난 23일 오전 인사위원회에 출석했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정홍규 기자는 지난해 11월14일 KBS ‘뉴스9’을 통해 보도된 <서울 시내 교통 마비에 논술 수험생 발 ’동동‘> 리포트를 제작한 기자와 부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각각 경위를 파악하고 보도근거 부족에 대해 지적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해당 리포트는 제1차 민중총궐기 당시 익명의 학부모 인터뷰를 통해 수험생 피해 사례를 부각한 내용이었는데, 연합뉴스 등 다수 매체에서 ‘집회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며 KBS안팎에서 보도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던 상황이었다.

김준범 기자는 지난 1월20일 같은 프로그램의 중계차 연결 코너 <청년 대한민국 현장을 가다. 대륙 전역 배송>의 리포팅 기자에게 보도 배경을 물은 점 등이 발단이 됐다. 김 기자는 당시 해당 코너에서 보도된 업체의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 청년위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업체 섭외경위 등에 대해 묻고 어려움을 청취한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기자의 인사위에 대한 1차 징계결과가 나오면서 새노조는 반발하고 나섰다. 새노조는 24일 성명을 통해 “징계 사유가 얼토당토않은 것은 물론 징계절차도 문제투성이다. 가장 기본적인 비위사실 조사라는 핵심절차조차 대충대충 뛰어넘은 채, 보도국 간부들의 자의적 주장만으로 징계사유를 확정해 강행한 징계”였다며 “마치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의 ‘막걸리 보안법’을 연상케하는 ‘막걸리 징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형식상으로는 인사위에 참석한 위원들의 합의로 결정했지만 실제론 실질적인 최고 인사권자인 고대영 사장의 의중을 살펴 그대로 징계를 강행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새노조는 공방위 전 간사와 기자협회 공정방송국장에 대한 징계가 단체협약과 편성규약을 무시한 처사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새노조는 “정홍규 전 공방위 간사의 정당하고 일상적인 조합활동에 대한 사측의 이번 징계는 단협이 정한 공방위 노측 위원의 활동을 부인하는 선전포고이자 부당노동행위”라며 “기자협회 공정방송국장에 대한 징계도 불법적이기는 마찬가지다. 편성규약이 정한 편성위원회 실무자측 위원의 공정방송 감시활동을 부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성적 내홍을 앓고 잇는 MBC에서조차 듣고 보도 못한 일이다. 공정방송 감시활동을 수행하는 민실위 간사의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적은 있을지언정 민실위 간사의 공정방송 감시활동 자체를 징계한 적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KBS기자협회도 25일 ‘이러고도 KBS가 언론사라고 말할 수 있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징계의 부당성과 절차적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KBS기자협회는 “노사 단체협약과 편성규약에 따라 공정보도 활동을 한 이들에게 일방적 징계라니, 통탄하고 또 통탄할 일”이라며 “회사는 이번 사안에 관련된 이들의 의견을 확인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런 절차는 대충 건너뛴 채, 오직 보도국 간부들의 의견만 받아들였고, 징계는 결국 관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측은 편성위원회나 단체협약상 정해진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회부했다. 자기들 입맛대로 징계를 밀어붙인 것”이라 덧붙였다.

KBS 경영·기자·방송기술인·방송그래픽·촬영감독·카메라감독·프로듀서협회 등 7개 직능단체 역시 이날 ‘당신들의 양심에도 성실과 품위유지가 필요하다’는 제목의 성명으로 사측의 이번 징계를 맹비난했다. 이들은 “이것은 정말 보도에 부당하게 개입한 행위인가”라고 되물으며, “기자협회의 공정방송국과 노조의 공방위는 보도의 문제점을 모니터링하고 비판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KBS보도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내부 견제 장치인 셈”이라며 “지금 KBS보도국의 진짜 문제는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문화가 발붙일 틈이 없다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새노조와 기자협회는 1차 징계결과 발표에 대한 재심청구가 된 뒤 결과를 보고 이후 지방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등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새노조 관계자는 “양형의 문제가 아니라 무죄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재심청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인사위 출석통보가 이뤄진 이후 보이던 구성원들의 공분이 징계결과 발표 후 더욱 구체적으로 와닿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측은 25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이번 징계에 대한 공식입장을 올리며 이번 징계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사측은 해당 두 기자들의 행위가 △의견제시를 넘어선 ‘압력 및 간섭’ 수준이었다 △자신의 속한 상급단체(민주노총)의 이익을 위해 불리한 보도를 막으려고 했다 △단체협약이나 편성규약에서 정한 공식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 △MBC지노위 건과 본 징계는 전혀 다른 사안이다 △징계절차는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