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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출신 예비후보들, 여의도 입성 노린다

새얼굴 40여명…새누리 23명 최다
서형수·이동한 등 사장 출신 출사표
화백 이력 백무현 후보 여수 출마
박대출·최구식 등 언론인끼리 경선

강아영 기자  2016.02.24 14: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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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이 50일도 남지 않았다.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이 궂은 날씨에도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뛰고 있는 시기다. 언론인 출신 후보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정치개혁, 정권교체 등 각자의 꿈을 외치면서 후보들은 어제도 오늘도 여의도 입성을 노리고 있다.


기자협회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20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명부에서 이번 총선에 새롭게 출마한 언론인을 조사했다. 다선 의원 등 의정활동 경력이 풍부한 언론인을 제외하고 정치 신인 위주로 살펴봤으며, 그 결과 40여명 가량이 출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별로는 새누리당 소속 예비후보가 23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새누리당 출신 예비후보는 서울과 대구·경북에서 대다수를 차지했는데 SBS 보도본부장을 지낸 최금락(양천갑),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의 이동관(서초을), 세계일보 사장을 지낸 이동한(용산), KBS 기자 출신의 박선규(영등포갑)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대구·경북에서는 8명의 예비후보 모두 새누리당 당적으로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중앙일보 정치부장을 지낸 김두우(대구 북을), YTN 보도국장이었던 윤두현(대구 서), SBS 사회부장을 지낸 남달구(대구 중·남), KBS미디어 사장을 역임한 박영문(상주) 등이 새누리당 공천에 도전장을 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는 각각 10명, 9명의 언론인 출신이 도전장을 냈다. 더민주당에서는 인천·경기 지역 출마자가 많았는데 한겨레 기자였던 허종식(인천 남갑), 한국일보 기자 출신의 송두영(고양 덕양을)·조신(성남 분당갑)과 중앙일보 기자 경력의 김형기(남양주을)등이 등록했다. 국민의당에서는 광주·호남 출마자가 많았다. 한국경제TV 앵커였던 정진욱(광주 남), 매일경제 편집국장을 지낸 한명규(전주 완산을), KBS 뉴욕특파원이었던 배종호(목포)가 국민의당 소속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언론인 출신끼리 맞붙는 경우도 많았다. 서울 성북을에서는 아시아경제 정치부장을 지낸 양규현 예비후보와 조선일보 출신으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효재 후보가 경쟁하고 있고, 서울 양천갑에서는 최금락 후보와 스포츠조선 총무국장을 지낸 심재웅 후보,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길정우 후보가 삼각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경기 남양주을에서는 YTN 미디어국장을 지냈던 표철수 후보와 중앙일보 출신의 김형기 후보가 맞붙었다.


호남과 영남에서도 언론인 출신끼리 경쟁하는 곳이 많았다. 전북 전주 완산을에서는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전라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장세환 후보와 한명규 후보가 경쟁하고 있고, 전남 목포에서는 한겨레 편집국장을 지낸 조상기 후보와 배종호 후보가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경북 상주에서는 매일경제 기자 출신의 남동희 후보와 박영문 후보가 맞붙었고, 경남 진주갑에서도 역시 매일경제 기자 출신의 정인철 후보와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조선일보 출신의 최구식 후보,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서울신문 출신의 박대출 후보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대구 달서갑에서는 전 대구MBC 사장이었던 박영석 후보와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SBS 출신의 홍지만 후보가 맞붙었다.


언론인 출신 예비후보들의 경력은 화려했다. 특파원을 비롯해 메인뉴스 앵커, 정치·사회부장, 보도본부장, 편집국장까지 편집·보도국 내에서의 핵심 요직을 거친 후보들이 다수였다. SBS 정치부장을 지낸 정군기(고양 일산동) 후보를 비롯해 양규현(아시아경제), 이동관(동아일보), 김두우(중앙일보) 등이 정치부장을 지냈고, 제주일보방송 편집국장이었던 강영진(서귀포) 후보와 최금락(SBS), 한명규(매일경제), 조상기(한겨레), 윤두현(YTN) 등이 편집·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을 역임했다.


사장 출신 예비후보도 다수 뛰고 있다. 서울 동작갑에서 출마한 이상휘 후보는 데일리안 사장을 역임한 바 있고 이동한(세계일보), 정성근(아리랑국제방송), 박영석(대구MBC), 박영문(KBS미디어), 서형수(한겨레) 등도 모두 사장 출신이다. 화백 이력의 후보도 눈에 띈다. 전남 여수을에서 출마한 백무현 후보는 서울신문 화백 출신으로 시사만화가다. 백무현 후보는 “무도한 정권의 폭주도 폭주지만 이를 막지 못하는 야당의 무능에 너무 화가 나 출마를 결심했다”며 “언론인은 중앙에서는 제법 이름이 있더라도 지역에 가면 시민들이 잘 몰라 인지도 싸움에서 크게 밀린다. 열성을 다해 뛰겠다”고 밝혔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 후보들의 출마 직전 이력이 언론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립재단 이사, 그룹 부회장·대표부터 교수, 총장, 연구원까지 재계·학계 등에서 경력을 쌓은 언론인이 소수였고 대부분 당이나 청와대에서 운영위원장, 대변인, 홍보수석비서관 등으로 일하며 정계 진출 발판을 다졌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 대변인과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이동관, 역시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김두우,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두현, 역시 박근혜 정부에서 춘추관장을 지낸 전광삼, 경기도 대변인과 새누리당 부대변인 등을 지낸 정택진 등이 그 예다. 김두우 예비후보는 “언론과 청와대에서 현실 정치에 대한 문제점을 두루 살필 수 있었다”며 “그 경험이 정치 활동에 있어 굉장히 소중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계 인사들의 정계 진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직업선택의 자유로 볼 수도 있지만 권언유착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개인 선택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막을 수는 없지만 현직에 있다가 출마를 위해 정치권에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예전에 언론인도 퇴직 후 얼마간 정치활동을 못하게 막는 법을 주장한 적이 있다. 기본권 침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언론은 우리 사회 여론을 형성하고 감시와 비판의 기능을 수행하는 특수한 집단이기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정치 참여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