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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보도 감시활동 기지개 켜나

국민-미션면 비판, 서울-내달 재개
중앙 등 8곳 공보위 보고서 발간
내부 부정적 정서에 활동 위축도

김달아 기자  2016.02.24 13: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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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노조는 지난 1일 공정보도위원회(공보위) 보고서 ‘곧은소리’를 발간했다. 1년 4개월 만이다.

이날 ‘곧은소리’는 자사 미션면을 비판하면서 “친소 관계가 얽힌 필진 선정으로 장수·인기칼럼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며 “일간지가 아니라 교단 소식지 같다, 교회 이슈에 눈 감는다 등 교계도 (미션면을)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재찬 노조위원장은 “노조 운영규정에는 ‘매 분기 1회 이상 공보위 보고서 발행’이 명시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다”며 “공보위 활동을 꺼리는 정서가 퍼져있는 데다 비상임인 공보위 간사, 위원들에겐 본업 외에 일이기 때문에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공보위는 사내 구성원들이 자사 보도를 평가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식 경로다. 한 언론사 공보위 관계자는 “기자들은 자체 모임을 만들어 토론을 통해 자사 보도의 잘잘못을 분석해서 보고서로 만들어 공유한다”며 “공보위 활동은 좋은 뉴스를 만들기 위한 기자들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기자협회보가 종합일간지, 경제일간지, 통신사 등 13곳의 공보위 현황을 조사한 결과 8곳의 언론사가 정기적 또는 부정기적으로 공보위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 노조 대의원 20여명이 공보위원을 겸직하고 있다. 공보위는 3주에 한 번 회의를 열고 안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후 제작간담회를 개최해 보고서를 바탕으로 편집국장, 에디터, 부장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데스크의 의견이 덧붙여진 보고서는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발송된다.


중앙 공보위 관계자는 “국장을 비롯한 데스크들이 공보위 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사내에서도 공보위 활동을 보장하자는 분위기”라며 “몇 년 전까지 2주에 한 번 공보위를 열다 업무에 부담이 있어 3주에 한 번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한경은 바른언론실천위원회(바실위)를 운영하면서 월 1회 회의를 열고 ‘바실회보’를 발간하고 있다. 바실위는 신문제작 방향, 논조에 대한 평가 등을 기사로 작성해 사내게시판에 게재한다. 연합은 매달 공보위 회의를 하지만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발간하진 않는다. 다만 10여명으로 구성된 위원들이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될 때 보고서 ‘공정보도’를 낸다.


한겨레는 진실위원회를 두고 자사 보도를 비평한 보고서 ‘진보언론’을 발행한다. 두 달에 한 번 꼴로 발행하는데, 노보에 덧붙여 합본 호를 낼 때도 있다. 경향은 독립언론실천위원회에서 지면을 평가해 보고서를 낸다. 노조 규정에는 반기에 두 번 발행하도록 돼있지만 올 초 임금피크제 협의 탓에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엔 아직 발행하지 못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동아는 정기적이진 않지만 중대 사안이 있을 때마다 회의를 진행하고 보고서 ‘광장’을 발간한다. 서울은 최근 들어 유명무실했던 공보위 활동을 오는 3월부터 재개할 계획이다. 세계는 공보위 역할을 하는 기구는 없지만 논설위원이나 부국장급 이상의 기자가 심의위원을 맡아 매일 심의일지를 작성,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조선, 매경, 서경은 노조 규약에 공보위 관련 조항이 있지만 활동은 하진 않는다. 한국일보는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각 언론사 공보위 관계자들은 현재 언론 상황에선 공보위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A언론사 노조 관계자는 “언론계에서 광고주와 협찬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 이들과 관련된 보도나 제작방향에 대해 공보위가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도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에서까지 지적하면 어떡하느냐, 이왕이면 좋게좋게 하자는 분위기가 압박이 되면서 공보위 활동이 소홀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언론사의 관계자는 “공보위 활동 자체가 자사 선후배들을 지적하는 것이라 인간적인 미안함과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또 공보위 보고서가 외부로 공개될 수 있기 때문에 정작 진짜 센 이야기는 하지 못한다. 이런 이유에서 공보위 회의 개최나 보고서 발행 자체가 부담될 수도 있다. 모두 이런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