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가 자사 보도에 대해 공정방송 감시활동을 수행하던 기자들을 징계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KBS기자협회와 PD협회 등 직능단체까지 나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KBS기자협회는 지난 19일 ‘KBS뉴스 짓밟는 징계의 칼을 거두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KBS기자는 KBS뉴스에 대해 말할 권리를 갖는다. 이는 KBS의 주인인 시청자들이 KBS기자 전체에게 부여한 책무”라며 “이번 징계는 KBS뉴스를 짓밟는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사태를 KBS뉴스에 대한 내부의 비판과 견제를 막으려는 비상식적 시도로 규정하고 징계위 회부를 철회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고대영 사장과 김인영 보도본부장은 적반하장식 징계위 회부를 철회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KBS는 지난 16일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전 간사였던 정홍규 기자와 KBS기자협회 공정방송국장 김준범 기자가 자사 보도에 대한 보도경위를 파악한 것 등을 두고 ‘부당한 개입·압력 행사’와 ‘직장 내 질서 훼손 행위’라며 징계위 회부를 통보했다. 두 기자에 대한 인사위원회는 23일 오전 예정돼 있다.
기자협회는 “내부의 비판조차 허용되지 않는 KBS뉴스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단언코 아니다”라며 “특히 우리는 그 중심에 정지환 보도국장이 있다는 데 주목한다. 정 국장은 취임직후부터 기자협회가 편집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작심 비난을 일삼았다. 기자협회장의 편집회의 발언을 문제 삼아 소통의 문을 닫은 것도 정 국장이었다”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12월 정지환 보도국장 등 보도국 간부 18명은 평기자 대표로 편집회의에 참석해 세월호 청문화와 관련해 의견을 개진한 이병도 기자협회장에 대해 “편집권 침해”라며 집단 성명을 낸 바 있다.
KBS기자협회의 성명은 하루 앞서 18일 열린 집행부-운영위원 긴급 연석회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기자협회는 이날 징계절차 철회 요구, 성명발표, 사측의 징계 강행 시 이어지는 대응의 방법과 절차의 집행부 일임 등에 대해 의결했다.
KBS PD협회도 이날 ‘질문을 허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사측의 두 기자에 대한 인사위 회부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PD협회는 “이쯤 되면 질문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질문을 원천봉쇄하겠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라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기본에 관한 것이다. 질문이라는 두 글자다. 질문의 실종이 가져온 결과는 지금 우리가 지켜보는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견제 받지 못하는 권력과 자본은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만큼 우리의 삶은 쪼그라 들고 있다. 질문이 안팎을 가릴 필요는 없다. 그래서도 안된다. 질문은 위아래도 가리지 않는다. 의문이 있으면 물을 뿐이다. 기실 우리가 매월 봉급을 수령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PD협회는 “기자, 피디를 나눌 일이 아니다.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적극 연대의 의지를 밝힌다”며 “우리는 언론이다. 제발 질문을 막는 우를 범하지 말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