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백종문 녹취록’과 관련해 방송문화진흥회가 진상규명을 위한 논의를 비공개로 진행했지만 결국 ‘추후 다시 논의하자’는 모호한 결말로 끝을 맺었다.

방문진은 1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방문진 회의실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야당 추천 이사들이 제기한 백종문 녹취록 진상규명 및 향후 방문진 조치에 관한 논의를 비공개로 실시했다.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이 “녹취록 전문을 입수한 뒤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이며 미뤄진 논의다. 지난 12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련 자료를 방문진에 전달했다.
여야 추천 이사들은 본격적인 안건을 논의하기 전부터 날선 공방을 펼쳤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녹취록을 논의하는 과정이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고, 이에 야당 추천 이사들이 “이미 보도된 내용만 다루면 된다” “공익적인 사안이라 명예훼손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방송문화진흥회법 제9조에 따르면 “공개하면 개인·법인 및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회의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고영주 이사장은 “통신비밀보호법상 녹취 자체는 불법은 아니지만 그것을 대중에 공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로 봐야 한다”며 “공개하면 일단 명예훼손이 되고, 공익 목적이 있느냐 하는 문제는 추후에 판단을 하는 것이다.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광동 이사 또한 “사석에서 녹취된 거고 그걸 공적기관이 논의한다는 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며 비공개 진행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최강욱 이사는 “녹취록에 대한 논의는 이미 보도된 내용 위주로 공개를 하되 원본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다룰 경우 비공개로 전환하면 된다”고 맞섰다. 유기철 이사 또한 “공영방송 이사회 회의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개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이사들의 대립이 30여분 동안 치닫자 결국 고 이사장은 표결에 부치기로 결정했고, 여당 추천 이사 전원(6명)이 비공개를 주장하며 안건 논의는 결국 비공개로 전환됐다. 회의가 끝나고 최 이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당 이사들이) 술자리에서 나눈 사담으로 치부했다”며 “추후 다시 논의를 하자는 식으로 모호하게 마무리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