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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부르는 방심위 '정치심의'

방송사 "심의 수긍 못해"…시사프로 소송 많아

최승영 기자  2016.02.17 12: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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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8년간 ‘정치심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심의를 두고 관련한 방송사들의 소송이 지속되고 있다. 법원 판결을 통해 방심위의 결정이 뒤집히는 사례가 상당수 나오고, 방심위 심의의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면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방심위 관계자에 따르면 2008년 출범 이후 방심위의 방송심의 결과에 불복해 방송사가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총 17건에 달한다. 이중 13건은 대법원의 확정판결이나 방송사의 항소 포기로 종료됐지만, 4건은 여전히 소송이 진행 중이다. 방송사 관계자들은 방심위가 내린 제재 수준과 심의 내용 자체에 대해 수긍하기 어려워 법원에 판단을 맡겨보자는 취지에서 소를 제기했다고 입을 모은다. 소송전까지 갈 경우 심의에서 법정 제재 이상의 중징계를 당해 큰 감점을 앞둔 상황인데다 이는 재승인·재허가시 반영되는 만큼 방송사 입장에선 절박한 문제일 수 있다.



특히 방송사들의 이 같은 결정은 ‘정치심의’ 논란을 빚어온 방심위의 행보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의 면면만 들여다봐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한 RTV의 역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JTBC ‘뉴스9’ 인터뷰, 유우성 씨 간첩 증거조작 의혹을 다룬 KBS ‘추적60분’ 등 심의당시부터 정치적인 이유로 무리한 심의를 강행하고 있다는 논란이 컸던 경우가 많다.


이에 법원에서 방심위의 결정이 뒤집히는 면구스러운 상황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방심위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보면 (방심위와 방송사가 승소하는 경우가) 5대5 정도”라며 “시사·보도 프로그램만으로 압축하면 (심의 행태가) 더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언론계의 큰 관심을 모아온 ‘의문의 천안함, 논쟁은 끝났나’편의 KBS ‘추적 60분’, 정부축산정책 등을 비판한 CBS ‘김미화의 여러분’, 박창신 신부를 인터뷰한 CBS ‘김현정의 뉴스쇼’ 모두 대법원에서 방송사의 승소로 확정판결이 난 바 있다.


이에 따라 방심위 내외에서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립적인 민간 자율기구를 표방하며 출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와 징계의결을 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고, 정치권력의 자장 안에 놓인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방심위가 심의 결정을 내려도 행정적 징계 처분의 주체는 방통위가 되기 때문에 심의결과에 대한 소송의 피고는 방통위가 되며, 대통령이 위촉하고 정부여당이 9인 중 6인을 추천하는 구조는 정치적 영향력 행사가 충분히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방심위 징계는 대부분 2~3개월 내 결정되지만 언론인의 피해구제에는 최소 2~3년이 걸리고, 확정판결시 징계 당사자들은 임기를 마쳐 아무도 책임지지 않게 되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최근 야당 추천 장낙인 방심위 상임위원은 다수결을 앞세운 불공정 심의에 문제를 제기하며 퇴장해 여전히 해당 소위에 불참하고 있으며, 언론노조 방심위지부도 지난달 26일 성명을 내고 자성을 촉구한 바 있다. 야권 추천 방통위 상임위원들도 최근 방송평가 규칙개정의 전제로 방심위 심의의 신뢰성, 공정성, 객관성 확보를 우선순위로 거론했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법과 현실 사이에 모순점이 있다”며 “법률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