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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보도 약화된 MBC 전철 밟나

고대영 사장 "편성규약 3월중 가시화"
경영진 개입 우려…'직종폐지'도 뇌관

최승영 기자  2016.01.13 13: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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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KBS 사장이 경영진의 보도 프로그램 개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편성규약 개정의사를 재차 밝히면서 시사보도 부문이 약화된 MBC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고 사장은 지난 4일 신년사에서 “공영방송의 콘텐츠에는 사적의견, 사적 이해관계가 개입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새로 정비되는 편성규약은 제작의 권한과 책임사항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빠르면 3월 중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성규약은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제작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01년 방송법에 근거해 제정된 장치로, 고 사장은 사장선임 정국 당시부터 노조를 배제한 사측 주도의 개정을 시사해왔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국민의 방송’의 공정보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KBS는 고 사장 취임 후인 지난해 12월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 소식을 3일간 단 2건의 단신으로 처리해 언론시민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 평기자 대표의 의견개진에 국·부장단이 집단성명을 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청와대 낙점 의혹을 받아온 고 사장은 방송법에 따라 편성에 관여할 수 없는데도 “9시뉴스 큐시트를 매일 챙기겠다”고 공언해왔다.


MBC의 현재는 KBS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MBC는 지난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시사보도 부문에서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해 3월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프로그램 시청자 만족도 평가지수 조사결과’에서 MBC는 ‘공정성’과 ‘신뢰성’ 부문에서 지상파 방송사 중 꼴찌를 차지했다. 2014년도 문화방송 경영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9.3%로 지상파 중 2위를 차지했던 MBC 메인뉴스 시청률은 이후 한 차례도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사프로그램 가운데 시청률 상위 20위 안에 든 프로그램은 단 1개뿐이었으며, ‘PD수첩’과 ‘시사매거진2580’은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2013·2014년 MBC의 주시청시간대 오락프로그램 비율은 모두 65.5%를 기록해 방통위가 유도하는 60%미만 선을 지키지 못했다. 올해 MBC는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일부 예능과 드라마의 선전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KBS 한 구성원은 “고 사장이 보도 부문은 꽉 틀어쥐고 통제하겠지만 자신이 잘 모르는 다른 분야는 풀어줄 것으로 본다. 맨파워가 출중한 KBS의 다른 분야는 그나마 살아날 거라는 일말의 기대는 갖고 있다”며 “하지만 그걸로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했다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MBC가 노사 간 갈등을 겪고 있는 ‘직종폐지’ 역시 KBS구성원들에게 잠재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고 사장은 지난해 11월 취임사 등을 통해 “직종 중심으로 설계된 조직은 수명이 다한 지 오래다. 직무 중심, 고객 중심, 시장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MBC는 지난해 10월 PD, 기자, 아나운서 등 직종을 폐지했고, “경영진 입맛에 맞지 않는 직원들에 대한 ‘유배’인사에 직종구분이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의 노조와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문제는 뉴스 시청률 하락보다 보도의 질 자체가 떨어질 거라는 사실이다. 뉴스의 질이 저하돼도 사장은 책임지지 않고 반대쪽(오락 프로그램)에서 메워나간다. 좋은 보도에 대한 기대수준은 점점 낮아지게 되는 수순”이라며 “기자 직종의 특수성과 고유성은 꼭 필요하다. 언론계 내부에서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너무 저하됐다. 이를 적극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여러 언론인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