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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검색어 폐지 없이 어뷰징 사라질까

포털 뉴스제휴·심사 규정 발표
선정 기사·기사 위장광고 퇴출
보도자료기사 등 제재기준 모호
현장 목소리 전달 설명회 필요

김창남 기자  2016.01.13 13: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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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제휴평가위원회(평가위)가 지난 7일 발표한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 제휴 및 제재 심사 규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저널리즘 황폐화의 주요 원인인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등은 덮어둔 채 기사 어뷰징(동일한 기사에서 제목·문장 순서 혹은 사진 등 이미지 일부를 바꿔 재전송하는 행위)등 눈에 보이는 현상만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이번 규정의 특징은 온라인 저널리즘 생태계를 교란시킨 기사 어뷰징이나 검색어 기사, 선정적 기사·광고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가 취해진다는 점이다. 또 포털 입점 후 기업들에 대한 비판기사를 가지고 광고·협찬과 맞바꾸는 행위는 가장 높은 벌점(5점)을 받게 된다.


저널리즘 가치를 훼손하는 부정행위로 규정돼 벌점을 받는 기사유형은 △중복·반복기사 전송(기사 어뷰징) △추천 검색어·특정 키워드 남용 △기사로 위장된 광고 및 홍보(업체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계좌번호, 홈페이지 등이 게재된 기사, 홍보사·광고사가 제공한 원자료를 그대로 인용한 기사) △선정적 기사 및 광고 △동일 URL 기사 전면 수정 △미계약 언론사 기사 전송(제3자 기사 전송) △베껴 쓴 기사 등이다.


언론사의 영업 활동인 광고 영역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평가위 위원 간 이견이 있었지만 인터넷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반영됐다.


최대 관심사인 퇴출 기준은 5단계를 거쳐 적용된다. 최초 적발시 벌점 부여와 함께 ‘시정요청’이 전달되고 1개월 내 벌점 10점 이상 또는 1년 누적 벌점이 30점이면 ‘경고’가 주어진다. 이어 경고처분을 받은 매체가 10점 이상 벌점을 받을 때마다 ‘기사노출 24시간 중단’, ‘기사노출 48시간 중단’, ‘계약해지’로 제재 수위가 높아진다. 김병희 평가위 소위원장은 “규정은 언론사를 퇴출시키는 게 목적이 아니라 언론이 자정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언론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 역시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그동안 실적을 이유로 눈 감아왔던 문제들이 제재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반박할 근거는 적지만 하루아침에 밥그릇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트래픽이 급감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 잡고 있는 보도자료 기사 등 온라인 매출 부문의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하지만 언론 나름대로 불만을 터트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언론계에선 포털 뉴스 카테고리에서 단독기사 등 공들인 기사가 베껴 쓴 기사와 구별될 수 있도록 ‘기사 노출 알고리즘’을 바꾸거나 공개해야 한다고 포털에 수차례 요구해 왔지만 묵살되고 있다.


한 신문사 온라인부서 국장은 “포털이 트래픽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현 상황에서 언론사가 할 수 있는 것은 검색어 기사나 기사 어뷰징 밖에 없다”며 “언론이 편법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이번 규정에는 빠졌다. 명분만을 앞세워 언론사엔 제재를 가한 반면 포털은 그동안 원했던 실리를 얻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포털 입점 문턱이 낮아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입점을 기다리는 매체 역시 볼멘소리를 내는 건 마찬가지다. 오히려 제3자 전송이 가로막히면서 그동안 종합일간지나 경제지를 통해 우회 노출됐던 ‘서브 매체(위성 매체)’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입점을 위한 생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재 기준의 모호성 역시 논란거리다. 예컨대 정부·기업에서 나온 보도자료 기사와 광고·홍보기사 간 경계가 모호할 수밖에 없다.


평가위는 기자의 분석·평가가 없는 보도자료 기사를 광고·홍보기사로 볼 것이라면서도 그 비중은 상식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해 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네이버 입점을 준비 중인 한 매체 대표이사는 “평가위 평가를 통과했다고 해 포털에 다 입점하는 게 아니다. 입점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포털의 손에 달렸다”며 “삼성전자 제품을 소개하는 보도자료는 기사가 되고 중견회사 제품을 소개하는 보도자료는 광고라서 안 된다는 것은 말의 앞뒤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규정이 실시되기 전에 현장의 목소리가 평가위에 전달될 수 있도록 설명회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언론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평가위 허남진 위원장은 “급변하는 미디어환경 변화에 따라 평가기준은 수시로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