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한·일이 일본군 위안부 협상을 타결했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법적 책임’을 명시하지 못한 채 ‘최종 해결 및 소녀상 이전 약속’을 해줬기 때문이다. 특히 30일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면 톱기사로 이번 협상을 비판하는 기자칼럼 형식의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이번 합의에서 ‘최종적·불가역적’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선언한 데 진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유신모 외교전문기자의 ‘기자메모’를 1면 톱기사로 전했다. 유신모 기자는 “모든 나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지난 세월의 모순을 하루아침에 바로잡는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지난 28일 한·일 합의에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지 못했다는 것을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선언하고, 향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로 상호 비판하는 것을 자제한다는 약속을 일본에 해준 것은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기자는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과 강제성을 입증할 수 있는 역사적 자료는 많다. 따라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적 입증과 평가는 앞으로 얼마든지 명확하게 내려질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 합의는 이 같은 길을 원천 차단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위안부 문제로 상호비판하지 않는다는 것은 합의로서도 효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 기자는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에 대해 일본과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침묵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더욱 자괴감이 들게 하는 것은 한국이 위안부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 대가로 받은 것이 돈이라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연봉 정도의 돈을 받고 위안부 문제를 거론치 않겠다는 이 합의를 국제사회는 어떻게 바라볼까”라고 우려했다.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28일 회담을 마친 뒤 일본 기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일본이) 잃은 것은 10억엔뿐’이라고 말했다”며 “일본이 그토록 원하던 ‘위안부 면죄부’를 단독 10억엔에 건네준 것이 한국이라는 사실은 역사에 영원히 굴욕 외교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이날 이제훈 기자의 ‘현장에서’를 1면 톱기사로 전했다. 이 기자는 1970년 12월7일 폴란드 바르샤바 자멘호파 거리의 유대인 위령탑에서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가 무릎을 꿇고 나치 독일의 잘못을 온몸으로 사죄한 모습과 2015년 5월3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초의 나치 집단수용소인 독일 바이에른주 다하우 수용소를 찾아 추도사를 낭독한 모습을 언급하며 “사죄와 용서와 화해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반세기 전 브란트 총리가 이미 사죄하고 ‘용서’를 받았지만, 독일은 사죄와 반성을 멈추지 않는다. 유대인들도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을 멈추지 않는다”며 “역사의 성찰과 반성이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역사란 쉼 없는 성찰의 대상이지, 핵무기처럼 불가역적 폐기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8일 박근혜 정부와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선언을 언급했다. 이 기자는 “선언 직후 아베 총리는 총리관저 기자회견에서 ‘사죄’와 ‘반성’은 입에 올리지 않은 채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하는 숙명을 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며 “기시다 외상은 일본 기자들한테 ‘(일본 정부 예산 출연은) 배상이 아니다. 도의적 책임이라는 데 변함이 없다. (이번 협상에서 일본 쪽이) 잃은 것이라고 하면 10억엔일 게다. 예산으로 내는 거니’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