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임금협상 도중에 노조전임자들에게 업무복귀를 강행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14일 타임오프(노조전임자 근로시간면제)가 종료됐다며 조능희 위원장 등 5명의 노조간부들에게 기존 업무로 복귀하라고 발령 공지를 냈고, 21일 강행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에 따르면 업무복귀 대상자는 조능희 노조위원장과 송희원 사무처장, 김혜성 홍보국장, 배성민 정책교섭국장, 이호찬 민실위 간사 등 5명이다. 조 위원장은 편성국 TV편성부로, 송 처장은 디지털기술국 기술관리부, 김 국장은 경인지사 성남용인총국, 배 국장은 광고국 광고영업부, 이 간사는 시사제작국 시사제작2부로 발령이 났다.
사측과 노조가 업무 복귀를 두고 이견을 보이게 된 것은 타임오프제 때문이다. 지난 2013년 노조는 김종국 전 사장과 2년 동안의 타임오프에 합의했는데, 이 기간이 끝난 것.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노동조합의 전임자) 제1항은 “근로자는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계약 소정의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사측은 “그동안 사용자의 동의하에 타임오프가 이뤄져왔지만, 노조가 교섭대표 자격을 상실한 만큼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반수 노조인 MBC본부는 그동안 교섭대표의 자격을 지니며 활동해왔지만 지난달 임협 때 다른 복수노조(MBC노동조합, 공정방송노동조합)에서 교섭 신청을 하면서 차질을 빚게 됐다. 사측은 14일까지 3개의 노조가 논의해 교섭대표 노조를 결정하라고 했지만, 각 노조가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결렬됐다. 사측은 즉각 “교섭대표 노조가 없다”며 MBC본부 노조전임자들의 타임오프도 재배정하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 16일과 17일 연이어 ‘조합 28년 사상 초유의 폭거’ ‘회사는 타임오프제 악용 말라’ 등의 성명을 통해 “임금협상 도중 노조집행부의 업무복귀 명령은 중대한 교섭방해”라며 반발했다. MBC본부는 “3개의 노동조합이 조합원 수에 근거해 타임오프 배분을 하면 될 일”이라며 “임금협상 기간 동안의 업무 복귀 명령을 당장 유예하고, 각 노조가 모여 논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시간을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MBC는 “타임오프는 단협에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사측은 4, 5차 임협 자리에서 노조와 만나 “협상 당일과 전날은 업무에서 제외시켜 줄 것이다. 입협 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일 노조는 해직자들이 상근자들의 빈자리를 대행할 수 있도록 비대위체제로 전환했다. 노조 관계자는 “임·단협 진행 와중에 업무 복귀시킨 사측의 이번 조치는, 조합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는 의도이며 조직을 흔들고 와해시키고자 도발하는 행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