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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무죄…"언론 자유 중요" 부각

대통령 개인 명예훼손 아냐
타 언론사 소송 영향 관심

최승영 기자  2015.12.23 13: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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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한 의혹을 보도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던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전 서울지국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해당 판결이 언론 자유의 보호 영역을 폭넓게 인정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동안 청와대와 정부 등이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다른 소송의 진행상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는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산케이신문 가토 전 지국장에 대해 “피고인의 기사는 부적절한 점이 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 보호 영역에 포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보도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분명히 적시, 언론의 책임감을 환기하면서도 비방의 의도가 없었고 언론의 자유가 폭넓게 인정되므로 ‘대통령’이라는 공인에 대한 명예훼손죄로 보긴 어렵다는 요지였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 8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행방불명됐고 이때 정윤회 씨 등과 함께 있었다는 의혹을 담은 가토 전 지국장의 보도 직후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끝까지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낸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0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돼 파장을 일으킨 사건에 대한 판결인 만큼 그간 박근혜 정부가 언론사에 제기한 타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심이라 다른 재판에 영향을 미칠 거라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공론화된다는 사실 자체를 언급하지 못하게 하는 검열방식에 사법부가 제동을 걸었고, ‘비방의 목적 유무’를 강조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수 있는 좋은 논리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참여연대가 공개한 ‘박근혜 정부 전반기 국민입막음 소송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정부여당, 청와대, 대통령 등이 제기한 총 22건의 소송 중 언론사나 기자를 상대로 한 것은 7건이었다. CBS는 지난해 4월 박 대통령의 세월호 조문이 연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대통령 비서실 등으로부터 8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받아 23일 2심 변론공판을 앞두고 있다(1심 일부 승소). 한겨레신문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진도체육관 방문이 연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지난해 6월 청와대 비서실 등으로부터 8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받았다(지난해 12월 승소, 올해 5월 항소심 확정). 세계일보는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의혹을 받아온 정윤회 씨 관련 보도로 지난해 11월 청와대 비서관 8명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해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장주영 법무법인상록 대표 변호사는 “진실이거나 진실이라 믿을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언론에 민·형사상 책임은 없다. 공직자는 언론을 통해 반박의견을 제기할 수 있는데 이런 대응이 아니라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나서는 것은 위축효과를 노리는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점에서 이번 판결은 헌법이 보장한 당연한 걸 확인했다는 의미일 뿐이다. 기소 자체가 무리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