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지난 19일 경기도 고양시 NH인재원 야구장에서 열린 2015 미디어리그 결승전. 한겨레 야구팀 ‘야구하니’의 감독 김동훈 기자는 상기된 얼굴로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의 명언을 말했다.
3회 초, 승부는 이미 기울었다. ‘야구하니’는 결승전 상대 KBS ‘트리플스’에 14대 2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좌익수가 두 번이나 외야 뜬공을 잡아내 투아웃을 만들자 분위기가 살아났다. 한겨레 더그아웃은 환호성을 지르거나 “살아난다! 살아나!”를 외치는 선수들로 소란스러웠다.
반면 KBS ‘트리플스’는 침착했다. 6번 타자가 볼넷으로 걸어 나가고 7번 타자가 내야 안타를 치자 순식간에 1,3루가 주자로 채워졌다. 이내 8,9번 타자의 외야 안타로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2점이 추가됐다. 전광판의 점수는 16대2를 가리켰다.
풀이 죽을 만도 한데 ‘야구하니’는 오히려 더 힘을 냈다. 3회 말 상대팀 투수가 연이어 볼넷을 허용하자 “나이스컷!” “좋아!” “그만 내려앉히자!”를 외치며 타자들에게 힘을 실어줬고, 5회 초 내야 뜬공과 땅볼을 잘 처리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할 때도 “드디어 0점으로 막았어!” “감개무량”이라며 즐거워했다. ‘트리플스’도 마찬가지였다. 투수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꽂힐 때마다 “영점 잡혔다!” “그것만 3번 던지자”면서 힘을 실어주고, 수비가 교체될 때마다 서로 “수비가 멋졌다” “나이스 볼이었다”며 격려했다.
이날 2시간30분의 경기 끝에 결국 우승은 ‘트리플스’에게 돌아갔다. 최종 스코어는 17대4. 정규시즌 우승팀이었던 ‘야구하니’는 준우승에 만족했다. ‘트리플스’의 감독 김태규 아나운서는 “지난번 ‘야구하니’에 졌다. 그만큼 조직력 있고 강한 팀”이라며 “다만 결승전이라 긴장해 실력 발휘를 못한 것 같다. ‘트리플스’도 역대 최강의 전력이었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는 “전적으로 내 작전 실패”라며 “모두 열심히 해줬다. 실력 차이가 크지 않은데 점수 차가 많이 나 아쉽다”고 말했다. 양 팀은 서로에게 악수했고 함께 트로피를 높이 들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지난 3월부터 지난하게 달려온 리그는 끝이 났다.
미디어리그는 김동훈 기자의 주도 아래 올해 첫 선을 보인 사회인야구 리그다. 김 기자는 “기자협회 축구대회처럼 야구대회를 만들어보고 싶어 지난해 11월 각 언론사별 야구팀에 연락을 해 리그전을 하자고 제안했다”며 “그 중 수락한 언론사 9곳과 일반사회인 야구팀 3곳을 모아 리그를 만들었다”고 했다.
첫 시즌을 무사히 치른 만큼 미디어리그는 내년에도 진행된다. 이미 MBN, 채널A, SBS 등 언론사 10곳과 일반사회인 야구팀 2곳이 내년 시즌 참가를 확정했다. 김 기자는 “리그비가 1년에 330만원인데 돈이 부담스러워 못 들어오는 팀들도 있다”며 “단기대회나 토너먼트 형식으로 6~8월 평일 야간경기로 주최하는 방식도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리그의 실험과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