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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록 작성 않고, 직접 방청도 못해

공영방송 이사회 정보공개 외면
공개 의무화 방송법 '나몰라라'

최승영 기자  2015.12.16 1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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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이사회 공개 등을 의무화한 방송법 개정안이 공포·시행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KBS,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EBS이사회가 여전히 정보공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국회는 공영방송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방송법을 개정, KBS와 EBS, 방문진 이사회 공개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이들 공영방송 이사회는 여전히 공개대상과 범위를 제한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회의방청은 허용하되 별도의 방청공간에서만 가능토록 하고, 회의 속기록은 제한적으로 공개하거나 아예 작성하지 않는 식이다. 상당 시일이 지났지만 공영방송 이사회의 정보공개에 대한 논의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문진은 지난 3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회의록 작성기준 및 규정개정 결의 건’을 표결에 부친 끝에 속기록을 작성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야당 추천 이사 3인은 모두 속기록을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여당 추천 이사 5인(이사장 제외)은 반대표를 던졌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는 대상에서 빠져있기 때문에 회의는 공개하더라도 속기록까지 작성할 의무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회의를 공개토록 방문진법이 개정되고, 국회 입법조사처 등이 “이사회의 의사록은 물론이고 속기록이 있다면 속기록까지 공개의 대상에 해당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자 아예 속기록을 없애도록 한 9기 이사회의 방침을 유지한 것이다. 앞서 지난 10월 열린 이사회에서 한 여당 추천 이사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속기록 작성 및 공개에 따른) 부작용은 정상적인 업무를 하는데 상당히 부담된다. 나만해도 (언론에서) 이리저리 물어뜯기면 말을 못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KBS·EBS이사회는 속기록을 작성하고 있어 확인이 가능하다. 다만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서만 공개가 되고,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지 않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국회입법조사처는 “이사회 공개의 의미는 회의 자체 공개는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회의 내용을 공개하라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간접 방청’ 방식도 논란이다. 현재 KBS, 방문진, EBS이사회는 모두 이사회의 직접 방청이 불가능하다.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모니터로 회의를 방청토록 하고 있는데, 시설·음향, 자리배석관련 정보 미비 등으로 청취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직접 방청이 가능한 것은 물론 속기록까지 모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처럼 공영방송 이사회의 정보공개를 꺼리는 분위기에 대해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KBS와 EBS의 제한적인 정보공개도 꼼수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법률적 미비를 활용해 아예 속기록 작성을 안 한다는 방문진의 결정은 퇴행”이라며 “결국 (속기록 공개가) 안된다면 법률로 강제해야 하는 것인데 공영성과 공적 책임을 짊어진 공영방송의 이사들이 이 정도도 책임감을 갖고 자율적으로 못한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