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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합의 한겨레 3년치 소급분 갈등

회사 경영상 이유 내세워 면제
휴일근로수당 연계 지급 방침
노조 "수용 못해"…협상 중단

강아영 기자  2015.12.16 13: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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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통상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3년치 통상임금 소급분 지급방법을 놓고 노사 간 이견이 커지면서 갈등이 고착화된 탓이다. 급기야 노조는 지난 10일 노보를 통해 “협상을 중단하고 법과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 노사는 지난해 7월 상여금과 제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통상임금 판결 이후 이를 전폭적으로 수용한 언론사 최초의 임금협상이었다. 특히 법원이 소급청구는 제한했음에도 2011년 1월부터 통상임금 기준 변경을 적용, 3년치 상여금과 휴일근로수당, 연차수당, 보건수당 등의 차액분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당시 노사는 지급 금액과 시기, 방법을 조율해 2014년 내에 별도의 합의안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협상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협상 초반 30억원 규모의 통상임금 소급분 가운데 상여금분인 20억원에 대해 사측이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과 경영상의 어려움’을 들어 면제를 요청하고, 10억원의 제수당분과 관련해서는 신규사업 및 근로환경 개선 투자에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강창석 한겨레 경영지원실장은 “통상임금 미지급분 청구로 인한 재정적 부담이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할 때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해왔다면, 소급분 청구는 신의칙에 위반돼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대법원 합의체가 지적했다. 한겨레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25억원 가까이 되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면제를 요구한 것”이라며 “2011~2013년 27억3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는데 만약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것이었다면 당시에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수당분의 경우 현재는 지급하겠다고 방침을 바꿨고, 대신 법에 비해 과도하게 지급하는 휴일근로수당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휴일근로제도 변경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그러나 사측이 신의칙에 대한 무리한 해석으로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제수당분에 대해서도 사측이 통상임금과 전혀 관계없는 휴일근로수당 감축과 연계하며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진 한겨레 노조위원장은 “회사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지급하는 휴일근로수당을 정당한 이유 없이 줄이자면서 이를 전제로 제수당분을 지급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과거 발생한 임금 채권과 노동조건 변경이라는 미래의 불이익을 맞바꾸자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급분 전액을 현금으로 받아 내 주머니에 넣겠다는 것이 아니다.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구성원들이 한겨레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소급분을 어떤 방식으로 쓰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겠다는 것”이라며 “선택의 기회도 주지 않고 임의로 소급분을 면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 노조는 이에 따라 더 이상의 설득을 중단하고 법과 원칙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아직 구체적인 방침이나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지만 민주노총 법률원과 언론노조 소속 노무사, 그밖에 여러 통상임금 소송 전문 변호사 등과 이 문제에 관한 협의를 거쳤다”면서 “관련 분야 전문가는 한겨레 사측이 통상임금 미지급분을 면제해달라고 요구할 어떠한 근거도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겨레 한 기자는 “‘회사가 어려운데 굳이 받아야 하나’하는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도 일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서가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회사가 경영상의 이유를 대면서 유예시켜 왔는데 그것은 회사 쪽의 논리고, 노조는 회사가 어느 정도 성의를 보이는 걸 원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불만이 쌓인 것 같다. 통상임금은 통상임금대로, 수당은 수당대로 다른 테이블에 올려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