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터넷 게시글 방심위 직권으로 삭제 가능

명예훼손 제3자 신고 허용
정치인·기업가 등 공인 제외

최승영 기자  2015.12.16 13:35:49

기사프린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인터넷 게시글에 대한 명예훼손 심의 신청 대상을 기존 당사자에서 제3자나 방심위 직권으로 확대하는 심의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방심위는 지난 10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일부개정에 관한 건’을 다수결에 따라 통과시켰다. 정부여당 추천 위원 6명 전원은 찬성표를 던졌고, 야당 추천 3명은 반대했다.


기존 명예훼손 심의 진행은 피해 당사자가 직접 신청토록 하는 ‘친고죄’의 형식이었지만 이를 규정한 제10조 2항이 삭제되는 개정에 따라 ‘반의사불벌죄’형식으로 바뀌었다. 당사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제3자 혹은 방심위 직권을 통한 심의로 인터넷 게시글의 명예훼손 여부를 결정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는 의미다. 여기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해당 게시글은 삭제되거나 접근이 차단된다.


이 같은 개정에 대해 언론시민사회단체, 법조계 등은 줄곧 반대의사를 밝혀왔다. 방심위는 상위법인 정보통신망법과의 충돌, 명예훼손 피해자(노인·여성 등)의 권리 구제 확대 등을 개정의 이유로 들었지만 이들은 표현의 자유 위축과 ‘과잉심의’ 소지에 우려를 표해왔다.


특히 정부·정치인 등 비판 차단을 위한 ‘재갈 물리기’가 될 것이라 봤다. 정치인이 지지자를 통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게시글의 심의신청을 하고 차단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방심위는 이날 운영에 대한 내부지침 격이라 할 수 있는 ‘명예훼손 관련 통신심의제도 개선에 관한 건’에 대해서도 의결했다. 이를 통해 공적 인물에 대한 명예훼손 심의신청은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으로 그 대상을 제한하되, 법원의 확정판결 등이 난 경우에만 제3자 심의를 허용토록 결정했다. 또 공인의 범위를 △공적인물 △정당 대표 및 정치인 △금융기관장 △자산총액 1조원 이상 기업가 등으로 명확히 했다. 박효종 방심위원장은 이날 “공인에 대한 심의는 심의대상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3자 신고를 제한했고, 공인의 개념이 추상적이어서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자격시비 논란을 해소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 의결 직후 장낙인 상임위원(통신심의소위원장)은 명예훼손 심의와 관련 직권·포괄적 심의를 하지 않을 것이며, 공인의 범위에 대해 보완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해당 규정은 방심위 내 통신심의소위 소관이다.


이번 개정에 대해 방심위원을 역임한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악의 상황은 막았다”면서도 “3기(현재 위원회)가 어떻게 운영되는 지가 중요하다. 다음 기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