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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보도, 골프 접대 고대영 사장 후보 함량 미달"

KBS 새노조 '고대영 검증보고서' 공개

최승영 기자  2015.11.13 15: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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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파괴자’, ‘불공정 편파방송 종결자’, ‘공사창립 이래 최고 불신임률 본부장’ 등이 고대영 후보를 일컫는 수식어다. 이는 구성원들이 고대영 후보에 대한 평가를 끝냈다는 의미다. 사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이 보고서를 통해 최종확인을 한 것”(권오훈 위원장)

“(고대영 후보의 최종 사장후보 결정은 KBS의) 사장선임과정이 얼마나 정권에 예속되어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일이라는 점을 돌아보게 했다. 고대영 후보는 ‘반 공영’, ‘반 언론’, ‘반 공정’으로 규정될 수 있는 사람”(함철 부위원장)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새노조)가 오는 16일 예정된 고대영 사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발표한 ‘검증 보고서’에 대한 총평이다. 새노조는 12일 오전 KBS연구동에서 지난 보름간 조사한 자체 검증작업의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달 말 함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해 구성된 검증단이 KBS구성원은 물론 언론계 안팎에서 부적격 후보로 꼽아온 고대영 후보자를 △불공정보도 △도덕성 △리더십 등 3가지 분야로 나눠 KBS사장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한 것이다. 검증단은 고대영 후보자를 둘러싼 거의 모든 논란과 의혹을 정리한 약 15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청와대의 임명 거부를 촉구했다. 보고서에서 제기된 논란과 의혹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불공정 보도...친 정부여당색 드러낸 편향된 보도 지시 및 직간접 개입
보고서에는 MB정권 시절 KBS 보도본부의 핵심 보직을 맡았던 고대영 후보자가 정권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을 축소하거나 정부여당에 편향되도록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례 들이 빼곡이 담겼다.

대표적인 사례는 용산참사와 4대강, MB내곡동 사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보도다. 용산참사의 경우 고대영 후보자가 보도국장을 맡았던 2009년 1월 발생했는데, 당시 KBS는 참사당일인 20일부터 20여일간 강제진압에 나선 경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하면서 진압 과정의 문제점에 눈감았고, 전국철거민연합을 사태의 원흉이자 폭력집단으로 줄기차게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유족들의 주장은 충분히 검토하지 않아 부실보도라는 얘기가 나온 것은 물론 KBS취재진이 야유와 욕설을 듣는 일마저 벌어졌다.

2009년 5월 발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때도 고대영 후보자의 편향성이 나타났다.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지만 KBS는 ‘무미건조한’ 보도로 일관하면서 근 10년 만에 경쟁사인 MBC에 시청률이 역전되는 일까지 겪었다. 함철 부위원장은 “‘개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방송이 왜 스스로 나서서 추모하고, 이 문제의 파장을 키우는 데 열을 올리냐’는 게 당시 고대영 보도국장의 일반적인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KBS취재진들이 또 다시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위협과 모욕을 당하는 일을 겪어야만 했다. 촬영기자들은 KBS의 로고를 검은 테이프로 가리거나 떼고 촬영을 하고, 취재기자 역시 소속을 밝히지 못한 채 인터뷰를 시도해야 했다. 시민들의 반대로 빈소에 접근할 수 없었던 중계차는 1km떨어진 벌판에 설치돼 방송을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MB맨’으로 알려진 고대영 후보자는 4대강 시리즈와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관련 보도와 관련해서도 방송을 중단시키거나 축소시켰다. 2009년 9월 방송된 4대강 사업 연속 보도의 마지막 리포트는 불방이 됐는데 당시 방송예정일은 이명박 대통령이 구미를 방문해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한 날이었다. 또 고대영 후보자가 보도본부장이던 2011년 10월,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 발생시에도 관련보도를 위해 TF를 구성하자는 KBS기자협회 제안을 묵살했으며, 현장 취재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

반면 고대영 후보자는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 정운찬 총리 후보자, 김해수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정권 인사들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에 대해서는 방송을 무산시키거나 축소 보도해, 특종을 놓치는 일 등이 발생되기도 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방송좌담회를 두고 기존 방송 좌담회와 달리 청와대가 출연진과 질문내용까지 결정하게 하면서 ‘청와대 홍보방송이냐’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검증단은 “고대영 후보가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재임시절에는 공정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보도 태도가 이명박 정부, 여당에 기울어져 있었다”며 “과거에는 최소한의 줄타기라도 있었지만 고대영 후보가 주요 간부였던 시절은 친 정권 친 여당 보도 태도를 선명하게 내 보인 시기”라고 평가했다.

도덕성...대기업으로부터 골프·술접대 받고, 선후배 폭행도
고대영 후보자는 보도본부장이던 2011년 7월 대기업으로부터 골프와 술접대를 받아 구설수에 오르면서 사내 게시판에 반성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당시 고대영 보도본부장 등 보도본부 소속 간부 6명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그린피 160만원, 골프샵 물품 90만원, 클럽하우스 술값 125만원 등 수백만원에 달하는 접대를 받았다. 특히 고 후보자는 휴일에 회사 관용차를 타고 접대현장에 간 점도 비판 받았다. 이는 “KBS인은 직무관련자로부터 제공되는 일체의 금전, 골프, 접대, 특혜 등을 받이 않으며 부당한 청탁을 하지 않는다”는 KBS윤리강령과 “직원은 직무와 관련하여 직접 또는 간접을 불문하고 사례, 증여, 또한 향응을 수수할 수 없다”고 규정한 KBS취업규칙 9조에도 어긋나는 행위였다. 고대영 후보자는 KBS 내 직능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광고와 협찬 수입을 위해 당연한 업무라고 당시 판단했다”며 반성문을 통해 해명했지만 협찬 유치 계약은 접대 골프 이전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거짓이라는 점이 확인되기도 했다. 


고대영 후보자는 거듭된 폭행으로 수차례 지탄받기도 했다. 2008년 고대영 당시 보도총괄팀장은 사측이 정권에 비판적이던 시사프로그램 ‘미디어포커스’를 폐지하고 소속 기자 6명을 인사발령 내려 시도하면서 해당 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던 시기 KBS인근 술집에서 합석하고 있던 김경래, 박중석 기자의 멱살을 잡고 머리채를 흔드는 등 폭행을 저질렀다. 또 같은 해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생중계를 담당하던 김찬태 PD의 목을 조르는 폭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김 PD가 청와대와 보도본부 수뇌부 요구대로 방송을 중계할 것을 거부하자 일어난 일이다. 방송 후 고대영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 등이 연 뒷풀이 자리에도 참석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아울러 고 후보자는 2011년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 비밀에서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 전망 등 정보를 대사관에 전달한 인물로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전문에서 고 후보자는 “자주 대사관과 접촉하는 관계(frequent embassy contact)”로 평가됐다. 검증단은 “이는 당시 미국 측에서 고대영 후보자를 일종의 ‘정보원’으로 생각했다는 것으로, 이런 인물이 KBS사장 자리에 앉아 후배 기자들에게 높은 도덕성과 취재윤리를 요구한다는 것은 모순적이 일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대영 후보자는 최근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 시절, 사건현장에 가지 않고서도 간 것처럼 보도한 사실이 언론에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리더십...보도국 간부시절 93.5%, 84.4% 불신임률, 기자협회 탈퇴  
검증단은 공영방송 KBS의 수장으로서 고대영 후보자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KBS의 구성원들은 그를 오만과 불통, 독선의 화신으로 생각하곤 한다”며 “과거 군사정권 이후 이렇게까지 평판이 좋지 않은 인물이 사장 후보가 된 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도 고대영 후보자에 대한 구성원들의 평판은 ‘역대 최악급’이다. 고 후보자는 2009년 6월 보도국장 시절 실시된 KBS기자협회의 신임투표에서 93.4%의 불신임을 받았고, 2012년 1월 보도본부장 시절 양대 노조 신임투표에서는 84.4%의 구성원들이 신임거부 의사를 밝혔다. 1994년 본부장 신임투표가 실시된 이후 보도본부장으로서 불신임률이 재적대비 3분의 2가 넘은 것은 고 후보자가 유일하다. 2011년 김현석 기자 징계성 인사 발령, 윤도현 내레이션 불방 사태 등으로 KBS기자협회가 협회원 제명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을 때는 투표가 시작되기 전 자진 탈퇴하면서 구성원들의 평가를 원천봉쇄하기도 했다.   

사조직을 이용해 대선 특보 출신인 김인규 전 사장을 옹립하는 데 일조하고, 이후 보도본부의 핵심요직을 거쳐 사장 선임까지 된 부분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2012년 공개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보고서에서 고대영 당시 보도총괄팀장은 “수요회를 이끌고 있는 이”로 기술됐다. 같은 보고서에서 ‘수요회’는 “2008년 사장 선임시 김인규를 지지하기 위해 결성”됐다고 설명됐다. 이는 2008년 8월 정연주 사장 해임 후, 이명박 대선캠프에서 방송전략실장을 맡았던 김인규 전 사장이 가장 강력한 사장 후보로 거론되던 시기에 대한 서술이다. 검증단은 “그는 KBS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공적으로 업무를 열심히 하는 것보다 사적인 활동으로 권력에 다가가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는, 있어서는 안 될 음험한 교훈을 남기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