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영 기자 2015.11.04 14:40:47
역사교과서 국정화 보도와 관련해 서울신문과 YTN 기자들이 자사 논조를 비판하고 나섰다. 편집·보도국이 논란을 키우지 않기 위해 주요 기사를 누락시키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기계적 중립을 지킨다는 주장이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29일 한 기자가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비밀 TF 운영’ 보도와 관련해 자사의 태도를 지적하는 글을 내부게시판에 올렸다. 해당 기자는 “진보·중도·보수 성향에 관계없이 조간신문 대부분은 지난달 26일 1면에서 교육부의 국정 교과서 비밀 TF 운영 논란을 다뤘다”며 “그런데 서울신문 1면에서는 이 중요한 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노조도 이날 노보 특보를 내고 편집국의 보도 태도를 꼬집었다. 노조는 “‘국정교과서 비밀 TF 운영 논란’기사를 사실상 물 먹고도 당시 야간 국장에 대해 싫은 소리 한마디 하지 않고 넘어간 게 알려지면서 ‘도대체 편집국장의 정체가 뭐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두고 제대로 된 이슈 설정은커녕 ‘정부가 공격받을 만한 민감한 사안은 아예 기사를 안 쓰는 게 낫다’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성원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자 서울신문은 지난 2일 오승호 편집국장과 토론회를 가진 뒤, 한 시간 가량 기자총회를 개최했다. 총회에 참석한 50여명의 기자들은 이 자리에서 최근 국정교과서 이슈 등에서 서울신문이 중도가 아닌 급격한 우경화를 보이고 있다며 △주필과 사장 등 경영진의 과도한 편집권 침해 방지 △대통령과 관련된 사항에서 과도한 친정부적 성향 지양 △교과서 문제 등에서는 기계적 중립이 아닌 실체적 진실규명 노력 △우경화 흐름으로 가고 있는 논설위원실의 중립성 확보 등을 촉구했다.
한편 YTN 노동조합 공정방송추진위원회도 지난달 14일, 16일, 28일 세 차례에 걸쳐 자사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보도를 지적했다. 공추위는 △검증 없는 중계보도 △이례적 데스킹과 결과적 축소 보도 △컨트롤타워 부재를 문제로 꼽으며 “정치권 공방을 중계할 뿐 사실을 검증하는 보도를 기획하지 않고, 발제한 아이템은 뒷북 지시로 불방되며 빠진 기사가 한둘이 아닌데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 기자들이 ‘교과서 국정화 논란은 키우지 않겠다’는 보도국 책임자들의 무언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며 “노사 공정방송위원회 정기회의에서 교과서 국정화 관련 보도의 문제점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