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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협상 본격화…합의까지 산 넘어 산

적용 시기·감액률 최대 쟁점
정년연장 인력 재배치 문제도
동아·서울·중앙 등 협상 진행

김창남 기자  2015.11.04 14: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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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300명 이상 사업장에 대한 정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해당 언론사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대부분 주요 언론사들의 정년이 55~58세에서 60세로 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인데 경향신문, 서울신문, 중앙일보처럼 정년이 4년가량 연장되는 언론사의 경우 인건비 압박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각 사마다 일정 나이가 되면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사측이 노조에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안을 제시한 언론사는 동아일보, 서울신문, 연합뉴스, 중앙일보, 한겨레, 연합뉴스 등이다. 이 밖에 CBS, 한국경제 등도 비공개로 노사가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다.


동아의 경우 사측은 55세부터 5년 간 총 100%포인트를 감액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지난 9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감액률 60%포인트 이하·58세 이후 적용) 등을 바탕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중앙 사측은 만 55세 때 총 연봉 100%를 봤을 때 56세 80%, 57세 70%, 58~59세 60%를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중앙은 현재 만 55세 4개월인 정년이 60세로 늘어남에 따라 내년부터 향후 5년 간 연평균 12명씩 총 60여명이 정년 연장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역시 사측이 56~60세 5년 간 총액기준으로 40~50%를 삭감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한 상태다.


한겨레는 사측이 만 57세부터 3년 간 매년 11.2% 삭감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조선은 직급정년제를 감안해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를 조율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연합은 기존 고정형 임금피크제를 감액형으로 전환하고, 만 55세 혹은 근속연수 29년차부터 기존 임금의 80%만 지급하는 방안 등을 노조에 제시했다.


앞서 SBS는 지난해 11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SBS는 정년을 만 58세에서 60세로 늦추되, 58세 70%, 59세 52%를 받고 59세 안식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사측 안에 대해 각 사 노조는 먼저 ‘앞서 나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이 제안한 임금피크제 카드를 덥석 물었다가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쟁점은 임금피크제 적용시기와 감액률 외에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임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업무로 전환 배치되거나 근무시간이 단축돼야 하는데, 이런 요구를 회사가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더구나 기자직의 경우 다른 부서로의 전환배치가 쉽지 않아 업무시간 단축이나 안식년 도입 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임금피크제를 거부하고 희망퇴직 등을 요구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보상책 마련도 또 다른 쟁점 중 하나다. 임금피크제만 시행할 경우 가뜩이나 고령화된 언론사 조직의 ‘역 피라미드’ 현상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부분 언론사들이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 위로금을 풍족하게 줄 수 없다는 점이다.


셋째, 타 업종에 비해 저임금인 언론사의 경우 임금피크제 도입이 생활고로 이어질 뿐 아니라 노후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은퇴 이후 인생설계를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논의는 전무한 상태다.


넷째, 정부의 바람대로 젊은 세대들을 위한 일자리가 창출될지 여부다. 언론산업의 경우 해마다 쪼그라들면서 각 사가 경비절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대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년이 연장된 기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연공서열문화가 강한 언론사 특성상 후배가 선배에게 지시를 내리기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기자나 선임기자제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여서 인력 재배치는 요원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정년연장제가 ‘젊은 피’ 수혈을 가로막고, 언론사 조직 내에 ‘신구세대’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신문사 노조위원장은 “정년 연장이 마치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간에 잘리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임금피크제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대기업과 달리 언론사의 연봉이라는 게 워낙 낮기 때문에 은퇴 후 인생설계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한 언론사 경영기획실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되는 첫 해는 인건비 부담이 크지 않지만 대상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회사의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