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아 기자 2015.11.04 14:10:15
뉴스 콘텐츠 소비가 모바일로 쏠리면서 주요 언론사들이 페이스북 등 기존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유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체 개발한 앱이나 포털, 페이스북 등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해 왔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독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또 다른 플랫폼을 찾아 나선 것이다.
자체 앱은 포털이나 SNS 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사실상 실패한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 등을 통한 콘텐츠 유통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페이스북의 도달률 역시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페이스북에 프로모션 비용을 투입할 때만 성과가 찔끔 나오고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언론사들이 모바일 유통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뉴스 소비가 웹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고, 광고비를 집행하는 광고주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주요 언론사들의 웹과 모바일 트래픽 비중을 보면 지난해부터 무게 중심이 모바일로 넘어왔다. 언론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자사의 웹과 모바일 트래픽의 비중은 45 대 55로 보고 있다. 주요 광고주 역시 예전처럼 무턱대고 지면과 방송에 광고비를 쏟아 붓기보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맞는 플랫폼을 찾아가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조사·발표한 ‘2014 방송통신 광고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광고시장 규모는 2012년 2229억원에서 지난해 7250억원으로 3배 넘게 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롭게 등장한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독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언론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10~20대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 플랫폼 피키캐스트에 이어 빙글(vingle)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SNS 서비스 업체인 빙글은 인맥 기반의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과 달리 관심사 기반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빙글 내 관심 분야별 커뮤니티 ‘뉴스와 이슈’에는 현재 경향신문·시사인·조선일보·SBS 등이 참여해 카드뉴스, 1면, 주요 기사, 사진, 만평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빙글에서 SBS 스브스뉴스와 조선일보 카드뉴스의 팔로워는 각각 14만8739명, 8만2911명이다.
빙글의 한 달 평균 이용자 수는 900만명으로 국내에선 이미 트위터 사용자를 추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언론사는 빙글과 별도의 제휴 계약 없이 자발적으로 페이지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빙글 측은 “아직 언론사와 공식적인 제휴를 맺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 언론사 관계자들과 만나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 잠금화면 광고매체인 캐시슬라이드도 언론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앱이다. 캐시슬라이드의 현재 가입자 수는 1500만여명이다.
캐시슬라이드는 사용자가 스마트폰 잠금화면에 노출된 광고나 콘텐츠를 보면 적립금을 주는 앱이다. 캐시슬라이드 측은 “사용자들이 광고만 접하면 피로도가 쌓이기 때문에 제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콘텐츠 제공 제휴사는 80여 곳이며 이 중 언론사는 20여 곳이다.
제휴를 맺은 언론사는 캐시슬라이드에 평균적으로 매일 한 개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잠금화면에 노출된 뉴스 콘텐츠를 누르면 해당 언론사의 모바일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언론사는 전재료를 받거나 광고수익을 나누진 않지만 자사 모바일 홈페이지의 트래픽을 올릴 수 있다.
캐시슬라이드 관계자는 “언론사는 무료로 콘텐츠를 노출하는 대신 캐시슬라이드 이용자들을 언론사 모바일 페이지로 끌어들일 수 있다”며 “이런 점 때문에 많은 언론사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콘텐츠 노출 빈도수가 한정되다 보니 모든 언론사와 제휴를 맺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언론사 온라인 담당 관계자는 “사용자가 많은 앱을 통해 우리 콘텐츠를 조금이라도 더 노출할 수 있는 데다 아웃링크 방식으로 트래픽이 유입되기 때문에 제휴한다고 해서 나쁠 건 없다고 본다”며 “캐시슬라이드 앱에 기사 전문이 노출되는 것도 아니어서 큰 거부감도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시도가 단순히 트래픽 증가 외에 수익 증가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언론이 포털에 뉴스 콘텐츠를 ‘헐값’에 넘겼던 우를 모바일에서도 또 다시 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간지 온라인마케팅 담당자는 “단순히 모바일 트래픽을 올릴 수 있다는 이유로 전재료 없이 콘텐츠를 제공하라는 것은 언론사에 친화적이지 않은 서비스”라며 “이들 업체는 개인 블로거가 쓴 글이나 커뮤니티에서 나온 글을 언론사의 콘텐츠와 동급으로 보고 있는데 이런 서비스는 언론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온라인편집부국장은 “모바일 플랫폼에 담긴 콘텐츠들은 대부분 이미지로 시작해 이미지로 끝나기 때문에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여러 시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지 않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