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영 기자 2015.10.21 14:48:32
공영방송 KBS의 사장선출과 관련 야권 이사들이 제안해 온 특별다수제 도입이 결국 무산됐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KBS와 자회사 사장직을 맡고 있는 후보들이 현직에서 사퇴해야한다는 요구도, 충분한 검증을 위해 선임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야권 이사들은 사장선임 관련 이사회의 무기한 불참의사를 밝히며 보이콧에 들어갔다.
KBS이사회는 지난 19일 제830차 임시이사회를 열고 ‘사장 선임 결의 방법의 건’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그동안 야권 이사들과 언론시민사회에서 도입을 요구해 온 특별다수제 관련 논의가 예정돼 기대를 모았지만, 표결 끝에 여야 7대4로 부결되고 말았다. 특별다수제는 사장 선출 같은 주요 사안 결정 시 재적 이사 3분의 2이상(8명)의 동의를 얻어야만 의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여권 이사들도 최소 1인의 야권 이사 표가 필요한 만큼 여대야소의 이사회 구조에서 다수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거론돼 왔다.
야권 이사들은 이날 후임 사장후보 가운데 현재 조대현 KBS사장, 자회사의 사장직을 맡고 있는 고대영 KBS비지니스 사장, 전진국 KBS아트비전 사장 등 3인의 사퇴도 주장했다. ‘현역 프리미엄’ 등을 누릴 수 있고, 타 후보와의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또한 부결됐다.
사장 후보자의 엄밀한 검증을 위해 선임 일정을 연기하자는 야권 이사들 제안에 대해서도 여권 이사들은 ‘시간이 촉박하다’며 거부했다. 한 야권 이사는 “(사장 후보자에 대한) 서류를 보다보니 위장전입 등 문제소지가 있어 제대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서류를 요구했지만 몇 가지를 받았을 뿐”이라며 “현실적으로 시간이 촉박하다고 하면서 정해진 일정대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권 이사들은 이날 논의 과정에서 항의의 표시로 퇴장하는 등 앞으로 사장선임 절차와 관련된 이사회에 불참하기로 했다. 또 다른 야권 이사는 “(여권 이사들은) 제안을 하면 표결을 하자고 하고, 제대로 된 논의를 하려는 자세 자체를 보이지 않았다”며 “이런 사장선임 과정에 참여해 들러리나 서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사회 일정 전까지 받아들일만한 제안이 오면 들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권 이사들은 이사회 참석 조건으로 26일 면접과정 공개를 제안했지만 여권 이사들은 20일 이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장 14명의 사장후보 중 5명을 추려내는 21일 이사회, 26일 면접 등의 사장선임 절차는 여권 이사들끼리 마음대로 뽑거나,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지난 14일 마감된 KBS사장 공모 후보자를 두고 KBS안팎에서는 대부분이 부적격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는 20일 발행한 특보를 통해 강동순 전 KBS감사, 고대영 KBS비지니스 사장, 권혁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 이정봉 전 KBS비지니스 사장, 조대현 현 KBS사장, 홍성규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 등 6명을 부적격후보로 선정했다. 새노조는 “이후 이사회에서 최종 면접 대상자를 선정할 경우, 다시 한번 조합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절대 불가’ 후보를 발표하고, 이런 부적격후보가 KBS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도록 최선을 다해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