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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잡힌 교과서 말하며 사실상 국정화 두둔

초기 국정화 비판적 논조, 시간 흐르자 찬반으로 분화
검인정 교과서 해석 놓고 "좌편향" "종북몰이" 확연

강아영 기자  2015.10.21 1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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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놓고 여야를 비롯해 역사학계, 시민사회단체 간 의견차이가 첨예해지는 가운데 언론사 간에도 국정화에 대한 시각이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안을 최종 확정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국정화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13일자 1면을 통해 “정국이 청와대 주도의 ‘역사 전쟁’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한 경향신문이나, 12일자 사설을 통해 “국정화가 유일한 대안일 수는 없다”며 “국정화의 폐단도 적지 않다”고 반발한 동아일보나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국정화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국제적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하는 것은 물론 검·인정 교과서 실패의 책임이 있는 교육부가 과연 국정교과서는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또 국정화에 대한 학계의 반대 움직임이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집필진을 구성하기 어려울뿐더러 2017년에 맞춰 발간하려면 시간적으로도 촉박해 함량 미달의 부실 교과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이념의 차이는 컸다. 검·인정 교과서에 대한 해석부터 엇갈렸다. 동아일보는 13일자 사설에서 “현행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8종 중 2~3종을 제외하고는 대한민국 건국 과정을 폄훼하고 북한 3대 세습정권에 정통성이 있는 것처럼 기술한 좌편향의 문제가 없지 않다”고 주장했고, 중앙일보는 13일자 4면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보다 사진 비중이 작다. 교과서에 편향성이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13일자 3면에서 “고교 역사 교과서 좌편향 파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첫해인 2003년에 시작됐다. 당시 검정을 통과해 발행된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는 지나치게 좌편향적 기술이 문제가 됐다”면서 15~17일 사흘에 걸쳐 좌편향 교과서가 전체 한국사 교과서의 매출 90%를 독식하는 등 ‘좌파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진보 신문들은 이러한 주장이 ‘종북몰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15일자 3면을 통해 “현 정부가 지난달 고시한 ‘2015 한국사 교육과정’은 주체사상을 반드시 공부해야 할 학습요소로 정해놨다”며 “2013년 교육부 검정을 거쳐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고교 한국사 교과서들은 지적을 받아들여 수정·보완을 거쳤는데도 국정제를 합리화하기 위해 근거 없이 ‘종북’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도 16일자 5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극찬한 뉴라이트 계열의 역사교과서가 오히려 주체사상을 가장 구체적으로 기술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올바른 역사교육’이라는 명분과 무관하게, 정치적 목적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와 한겨레는 ‘한국사 교과서 쟁점 비교’ ‘편향 교과서 주장 검증 보고서’를 통해 실제로 검정 교과서가 편향돼 있는지 분석하기도 했다.


좌편향 논란은 비단 교과서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교과서 집필진과 역사학계 및 현장 교사들로까지 번졌다. 동아일보는 15일자 4면에서 시민단체 블루유니온이 운영하는 ‘선동·편향 수업 신고센터’에 제보된 내용을 소개하며 “일선 학교에서 벌어지는 ‘좌편향 교사’의 편파 교육 실상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고, 조선일보는 12일자 3면에서 “1974년 처음 간행된 국정 국사 교과서 필진에 비해 검정제 도입 이후 국사 교과서의 필진은 무게감이 크게 떨어지고 편향성 논란까지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좌편향 논란에 힘입어 일부 신문들은 “국정화가 최선은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참에 수준 높은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나섰다. 특히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13일부터 각각 ‘역사 교과서 제대로 만들자’, ‘역사 교과서, 이참에 제대로’ 시리즈를 연재하며 “균형 잡힌 교과서를 만드는 계기로 삼자”고 제안했다.


반면 진보 신문들은 보수 진영에서도 국정화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한겨레는 20일자 1면에서 “중도·보수 성향의 학자들과 새누리당 의원 등 보수 진영에서도 ‘국정화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역사·교육학계에서는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국정화 반대와 집필 거부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