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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비판기사에 상처난 머투 리더십

홍선근 회장 연내 사의 밝혀
연합 방문 내부 구성원 반발
기사 중단 연합 진정성 의심

김달아 기자  2015.10.20 22: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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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근 머니투데이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예고도 없이 연합뉴스를 찾았다. 연합이 머투 비판기사를 지난달 중순부터 10여 차례 보도한 터라 홍 회장의 방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홍 회장은 배석자 없이 박노황 연합뉴스 사장과 2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지만 “머투가 유사언론 행위에 대해 자정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거나 “양쪽이 서로에 대한 비판기사를 내리자고 합의했다” 등의 추측만 무성하다. 이와 관련해 머투 관계자는 “오해를 풀고 언론으로서 국가·사회 발전에 역할을 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박 사장과의 만남에서 연합이 받는 정부 지원금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민영통신사와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의 차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런 까닭인지 연합은 홍 회장 방문 이후 머투에 대한 비판 기사 송고를 중단했다.


두 사람의 만남으로 연합과 머투의 갈등은 표면적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머투, 뉴스1, 뉴시스 등 계열사 기자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내부 문제로 번졌다. 계열사 구성원들과 합의 없이 이뤄진 홍 회장의 연합 방문이 사실상 연합의 공격에 ‘백기투항’한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또 홍 회장이 뉴스통신진흥법 비판 기사를 내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자들의 반발도 거세졌다.


머투 등 계열사 기자들은 기자협회 지회와 노조 중심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뉴스1 1기 기자들과 뉴시스 노조는 8일 성명을 내고 홍 회장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홍 회장은 머투, 뉴스1, 뉴시스 기자들을 잇따라 만나 사태 해결에 나섰다. 기자들은 “홍 회장과의 만남이 의미 있었다”고 평가하며 내부 갈등도 곧 해소될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홍 회장은 이틀 뒤 돌연 연내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14일 머투 계열사 인트라넷에 글을 올려 “우리 구성원 모두가 힘들었던 며칠 동안 저로서는 여러분들의 비판과 질책을 마주하며, 미처 파악하지 못했거나 눈앞의 일에 몰두하다 때를 놓쳤던 것들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머니투데이 미디어 대표이사, 발행인, 회장직에서 내려오는 것을 공식화 한다”고 밝혔다.


홍 회장의 사퇴는 연합의 비판기사에서 촉발됐다는 게 언론계의 중론이다. 다각적인 소통 노력에도 기자들의 반발이 누그러지지 않은 것도 사퇴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부에서는 그동안 회사를 위해 용퇴를 고민해왔던 회장이 이번 사태로 결정을 앞당겼다는 목소리도 있다.


머투 계열사 한 기자는 “최근 사태 이후 회장의 용퇴가 이상적인 그림이었다고 본다”며 “회장이 연내 사임 전 소통과 투명성, 주인의식이라는 세 가지 화두를 구체화할 기구를 설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그 후속 조치들을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구성원들이 함께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의 머투에 대한 비판기사는 홍 회장의 사퇴를 불러왔지만 연합뉴스에 대한 언론계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머투에 대한 일련의 기사가 정부지원금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해온 경쟁사를 겨냥했다는 것이 사실상 확인됐기 때문이다. 홍 회장과 박 사장의 만남 이후부터 비판기사가 중단된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연합 편집국 관계자는 “머투에서 화해 입장을 냈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기사 시리즈를 중단했다”며 “앞으로도 지켜볼 것이다. 과거와 같이 계속 좋지 못한 행동을 하면 기사를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