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마감된 공영방송 KBS 차기 사장공모에 조대현 현 사장을 비롯해 총 14명이 지원한 가운데 지난 사장 임명과정에서 ‘부적격인사’로 거론되던 인물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S안팎에서는 최악과 차악만이 남았다며 우려와 한탄의 목소리가 나온다.

KBS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공개모집에 지원한 인사들은 강동순 전 KBS 감사, 고대영 현 KBS 비즈니스 사장, 권혁부 전 KBS이사, 김찬호 현 KBS 협력제작국 PD, 남선현 전 KBS미디어 사장, 안동수 전 KBS 부사장, 유정호, 이몽룡 전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이상필 전 KBS 관악산송신소 차장, 이정봉 전 KBS 비즈니스 사장, 전진국 현 KBS 아트비전 사장, 조대현 KBS 현 사장, 조맹기 서강대 교수, 홍성규 전 KBS 보도국장(가나다 순) 등이다. 이들 대부분은 KBS 전·현직 인사로, 지난해 길영환 사장 퇴진 후 공모에 지원한 이력을 갖고 있는 이만 해도 10명에 달한다. ‘만년 사장후보’로 손꼽히는 장수생 그룹에 속하는 지원자도 상당수다.
특히 이번 사장공모에는 그동안 KBS 양대노조와 직능협회, 시민사회단체 등 언론계 전반에서 부적격인사로 거론되던 인사 다수가 지원했다.
강동순 전 KBS감사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승리를 조언하고 호남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그는 당시 “우리가 정권을 되찾아 오면 방송계는 하얀 백지에다 새로 그려야 한다”며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고대영 현 KBS비지니스 사장은 이병순·김인규 전 사장 시절 불공정 보도를 이끈 핵심 인물로 거론된다. 후배기자들의 멱살과 머리채를 잡는 폭력행위를 일으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2012년 그는 양대노조가 실시한 신임투표에서 84.4%라는 압도적인 불신임을 받은 바 있다.
조대현 현 KBS사장은 최근 새노조의 신임투표에서 82.4%의 불신임을 받았다. 재임 기간 ‘이승만 정부 망명설 보도’에 대한 반론보도 및 문책성 인사, 이승만·박정희 정부에 대한 평가가 담긴 프로그램 ‘훈장’의 방영일자 연기 등 연임을 위해 공정방송을 농단하고 KBS의 경영위기를 심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두고 KBS안팎의 반응은 좋지 않다. 15일 중구 서울 NPO센터에서 열린 KBS이사회 야권 추천 이사들과 시민사회단체, KBS구성원들의 간담회 자리는 사장 후보 면면에 대한 실망과 성토로 채워진 자리가 됐다.
안주식 PD협회장은 이날 “14명의 사장 후보를 보고, KBS내 현업 PD, 기자, 직원들도 다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한 친구가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가 가겠습니까?”라고 하더라. 누구는 사진 붙어 있는 걸 보더니 ’디아블로 게임의 무찔러야 될 적 리스트를 보는 것 같다’이런 농담을 했다. 단언컨대 14명 중 단 한 명도 KBS 사장 자격이 있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여권 이사들과 사장선임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에 대한 논의를 앞둔 야권 이사들에게 다양한 충고도 전해졌다.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는 “시민 대중들의 현실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방송매체를 통해 전하는 것은 역사교과서를 단일화시켜 역사의식을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영방송이라는 기틀을 통해 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함께 볼 문제”라며 “현재 상태에서 공영방송 KBS의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세팅시키려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결부시켜야 된다”고 주장했다.
KBS 4대 직능협회는 이날 자료를 통해 “조대현 사장이 직무정지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로 등록한 현 사태는 특정 후보가 현재 직위를 활용해 선임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불공정 게임”이라며 “조 사장이 끝까지 직무정리를 거부한 채 새 사장 후보자로 활동한다면 KBS이사회는 후보 자격을 박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