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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몰이 통한 언론통제 우려 목소리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
정치편향성 운운 포털 압박
인터넷신문 등록요건 강화
기사 삭제 청구권 추진 등
전방위 언론 길들이기 조짐

김창남 기자  2015.10.14 13: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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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면서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언론 역시 이런 기류에 휩싸이면서 ‘언론 길들이기’, ‘언론 통제’ 등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이런 움직임이 올해부터 ‘여론몰이’를 통해 언론을 옥죄고 있다는 점이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언론정책이 사실상 전무했다는 게 언론계 안팎의 지적이었다.


정부·여당의 첫 십자포화는 포털로 향했다. 포털의 정치적 편향성뿐 아니라 선정성 등을 거론하면서 포털 개혁의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발화점은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9월 발표한 ‘포털 모바일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보고서의 허점이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포털에 대한 공세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젊은 층을 포함한 온 국민들이 포털의 정치편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포털 메인 화면에 등장하는 선정적·자극적 기사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역시 인터넷신문 등록 요건을 기존 취재·편집인력 3명에서 5명 이상으로 강화하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하며 여당의 행보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과도한 경쟁·선정성·유사언론행위 등을 근절하기 위한 명분을 내세웠고, 실제 이런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표현의 자유나 언론의 다양성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과도한 경쟁과 저널리즘 질 하락을 부추기는 ‘기사 어뷰징’ 문제에 거대신문 역시 자유롭지 못한데 소규모 인터넷 매체에만 책임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위원회는 지난 8월24일 논평을 내고 “이번 개정안이 정권의 통제가 어려운 인터넷신문 영역의 위축을 통해 보수 세력이 주도하는 종이신문 영역의 영향력을 유지·강화하고 정권에 보다 유리한 언론환경을 조성하려는 시대착오적 의도가 깔린 게 아닌가 하는 세간의 의혹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문체부는 이를 반박하는 자료를 통해 여론몰이에 나섰다. 지난 6일 문체부가 발표한 ‘2015년 인터넷신문·인터넷뉴스서비스 실태점검’ 결과에 따르면 등록된 인터넷신문 5887개(올 4월말 기준) 중 실제 운영되는 것은 56.2%(3305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언론중재법 개정을 통해 기사 삭제와 댓글 삭제 청구권 등도 추진되고 있다.
기사 삭제는 조정 대상이 아니어서 일부 인터넷언론이 언론보도 피해자의 삭제 요청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게 개정 취지지만 언론계 관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언론사 온라인 담당 고위 관계자는 “명백한 오보라든지, 인권 침해의 경우 당연히 기사 삭제를 하고 있는데도 법적으로 삭제 권리를 넣는다는 것은 언론 정화기능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언론자유 침해의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터넷매체에는 당근책을 꺼내들고 있다.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달 30일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08~2015년 정부 중앙부처 온라인광고 집행 현황’에 따르면 올해 정부광고를 받은 인터넷매체 41곳 중 10곳이 보수 인터넷매체였다. 반면 진보매체는 1곳에 불과했다.


문제는 공영방송 등이 정부의 언론통제 움직임에 대한 버팀목이 돼야 하는데 이런 기대감을 갖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할 이사진들이 정부의 거수기 노릇을 하는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동아줄’마저 부실한 상태다.


대표적인 사례가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의 ‘망언’인데 공영방송의 중립성과 객관성 등을 지켜야 할 이사장이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 여기에 KBS 사장마저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정부·여당의 이런 움직임은 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차단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게 언론계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공영방송, 보수신문, 종합편성채널에다 인터넷신문마저 길들인다면 정권 재창출에 걸림돌이 될 게 없다는 속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여당의 역주행은 주변의 우려와 비판에도 물불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광폭 행보는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고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언론계 안팎의 지적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권에 불리한 여론을 막기 위해 다양한 여론이 형성되는 미디어와 학교 등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공산주의자’ ‘더러운 좌파’ 등의 표현을 쓰는 것도 미디어와 학교를 통제하기 위한 명분과 당위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이 잘못됐을 때 국민들이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라는 생각을 갖고 건전한 언론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의견을 적극 개진해야 한다”며 “좋은 대안매체에 대한 적극적인 소비가 이뤄진다면 공영방송에도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