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영 기자 2015.09.23 14:20:55
언론중재위원회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준비 작업이 정부여당의 포털뉴스 편향성 논란에 힘입어 탄력을 받고 있다. 인터넷상 잘못된 정보의 수정은 물론 삭제까지 청구 가능토록 하는 언론중재위의 개정내용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언론중재위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 등을 대상으로 한 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국정감사(이하 국감)에서 언론중재위는 논란이 되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재차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용상 중재위원장은 이날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며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잘못된 보도를 퍼 나르는 복제기사를 언론중재위에서 간단하게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조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언론보도 피해자가 중재위에 정정, 반론보도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기사나 정보 삭제를 요청할 수는 없는 부분의 개정을 골자로 한다. 삭제 청구는 물론 잘못된 보도를 퍼 나른 블로그나 카페 게시물도 같이 삭제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각에서는 언론중재위의 월권이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앞서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은 “기사가 삭제돼도 블로그에 옮긴 기사는 검색하면 다 나온다. 피해자의 명예훼손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중재위의 신속한 구제절차 마련을 촉구한 터였다. 박창식 새누리당 의원은 “포털에 등록된 블로그와 카페 수가 수백만 개에 달한다. 잘못된 보도와 허위사실을 퍼 나르면 그 피해는 엄청나다”며 선제적 언론중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 언론재단은 이명박 정부 이후 특정 지역의 일간지에 정부광고가 집중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집행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언론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지역일간지 정부광고 집행현황에 대해 공개하며 “이명박 정부를 시작으로 이른바 ‘TK지역’ 신문들에게 정부광고가 몰리고 있었다”며 지역 일간지에 대한 정부광고 집행 기준이 자의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배 의원이 지난 7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통틀어 정부광고를 가장 많이 수주한 곳은 매일신문이다. 이어 부산일보, 광주일보, 강원일보, 전북일보, 대전일보, 경남신문, 경기일보, 경인일보, 강원도민일보의 순이었다. 공공기관의 광고집행은 2003~2007년까지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이 각각 1,2위였고, 추세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매일신문이 2011년 2위에 부상했고, 이듬해 1위에까지 올라서게 됐다.
이명박 정부 시기 중앙부처 광고집행 현황조사에서는 매일신문이 1위였고, 광주일보, 부산일보, 강원일보, 대전일보가 그 뒤를 이었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경남신문, 경기일보, 전북일보,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 등의 순으로 바뀌었다.
배 의원은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의 약세가 뚜렷해졌고, 호남지역 신문들의 약세가 강화되고 있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역일간지 정부광고 집행 순위도 바뀌어 온 것이 확인된 결과”라고 밝혔다.
배 의원은 이날 질의를 통해 “재단은 늘 정부광고는 ABC 유가부수공사 결과와 정부광고 집행실적을 바탕으로 한다고 말한다”면서 “모순이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정부광고를 가장 많이 수주한 곳은 대구에 있는 ‘매일신문’이다. 유가부수는 9만7000여 부. 반면 ‘부산일보’는 11만3000여 부로, 1만6000여부 더 많지만 정부광고 수주에서 밀린다. ‘국제신문’은 6만6000여 부를 발행하고 있지만 10위권에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재단의 현행 정부광고 집행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정부광고 집행지침이 국무총리령으로 돼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의 인위적인 조작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