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MBN의 광고판매대행사인 MBN미디어렙이 협찬주를 위해 MBN의 프로그램 편성에 개입하는 등의 행위를 한 데 대해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또 대가를 받고 보도 프로그램에서 광고주를 홍보한 MBN은 과태료를 내게 됐다. MBN 등의 불법 행위는 지난 2월 MBN미디어렙의 영업일지가 유출되면서 공개돼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불법 광고영업 의혹을 받아온 MBN미디어렙이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미디어렙법)’에 따른 금지행위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 40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미디어렙법 15조는 광고판매대행자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방송사업자의 방송프로그램 기획, 제작, 편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방통위 조사에 따르면 MBN미디어렙은 협찬주의 상품이 홈쇼핑 광고에 나가는 시간대에 MBN프로그램이 편성되도록 개입했다.
MBN미디어렙은 지난해 12월8일 내츄럴엔도텍과 4000만원에 ‘다큐M’의 ‘백수오’편 3회분에 대한 협찬계약을 맺었으며, MBN은 12월21일 오전 5시 이와 관련한 1회차 방송분을 내보냈다. 앞서 MBN이 12월11일 확정한 편성안에는 ‘다큐M’ 편성이 잡혀 있지 않았지만 돌연 12월19일 편성이 변경되며 포함된 것이다.
더욱이 방송 직후인 12월21일 오전6시부터 롯데횸쇼핑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관련 상품을 판매했다. 이날 오후 8시25분 홈앤쇼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두 홈쇼핑의 편성이 확정된 시기는 각각 12월4일과 9일로, MBN의 ‘다큐M’ 편성이 변경되기 전이었다. 1회차 방송 이후에는 방송일자가 특정되지 않았던 3회차 방송분이 사후 편성돼 방영되기도 했다.
아울러 MBN미디어렙은 ‘천기누설’의 ‘아로니아’편(한국인삼공사와 3000만원 협찬계약, 2014년 12월4일), ‘마늘과 생강’편(동부팜가야와 2500만원 협찬계약, 2014년 12월1일), ‘아로니아’편(보문트레이딩과 5000만원 협찬계약, 2015년 1월19일) 등에서도 협찬계약을 체결한 뒤 사후 편성하거나 이미 확정된 편성표를 변경해 방영시키기도 했다.
방통위는 “홈쇼핑 채널의 판매방송 일정이 확정된 이후에 협찬 프로그램 편성안이 변경되었고 MBN 협찬 프로그램 종료 후 협찬주의 제품이 홈쇼핑에서 판매된 사실을 볼 때, 협찬계약 진행과정에서 협찬주의 요구를 받은 MBN미디어렙이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협찬주 제품의 효능 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과거 프로그램을 찾아 MBN으로 하여금 방송편성에 반영하도록 적극 요구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또 “이번 시정조치를 받은 MBN방송프로그램의 대다수가 이미 제작된 방송물을 재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추가적인 제작비용이 들지 않음에도 MBN을 통해 재방송물을 방송하는 대가로 새로운 협찬계약을 체결하고 협찬금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방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협찬금을 받고 광고가 금지된 보도 프로그램에서 두 차례 간접광고 등을 내보낸 MBN에도 각각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
MBN 보도 프로그램 ‘경제포커스’는 지난해 12월6일 한전에 대해 차별적인 상호노출, 자막고지, 진행자 언급 등을 통해 프로그램과 광고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채 광고효과를 주면서 방송법에 규정되지 않은 광고를 제공했다. 또 지난해 10월25~12월27일에는 농협에서 판매 중인 과일, 해산물 등을 소품으로 이용하며 상호노출, 진행자 언급 등 보도 프로그램(‘싱싱경제’)에서 금지된 간접광고를 제공해 방송법 제73조를 위반했다.
방통위 조사결과 MBN은 지난해 6월 한전과 협찬계약(4000만원)을 체결했다가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이 취소되자 자원외교를 다루는 ‘경제포커스’로 협찬을 변경, 지난해 12월6일 방송에서 한전 관련 내용을 7회에 걸쳐 약 55초간 노출했다. ‘싱싱경제’의 경우 지난해 10월 농협과 협찬계약(3000만원)을 맺고 회당 5분씩 총 10회에 걸쳐 상품을 노출했다.
방통위는 “엄격한 공정성과 객관성이 요구되는 보도 프로그램에서 대가를 받고 광고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제작·편성한 이번 행위가 중대하다고 판단했으나, 동일한 위반행위가 처음 발생한 점을 고려해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유사한 위법행위로 인해 시청자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방송사업자에 대한 사전 홍보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N 관계자는 “MBN은 앞서 나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와 방통위의 결정이 달라 아쉽긴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니 수용하고 과태료를 납부할 방침”이라면서 “MBN미디어렙의 경우 방통위의 과징금 부과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고,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적극 소명해서 방통위의 오해를 풀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심위는 앞서 지난 2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어 MBN ‘경제포커스’에 대해 심의를 진행하고 행정지도성 조치인 ‘의견제시’로 의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