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남 기자 2015.09.16 14:02:48
중앙일보는 지난해 10월말 유료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사실상 관련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중앙은 창간 50주년에 맞춰 ‘중앙일보 혁신 보고서’발표(9월21일)를 앞두고 지난달 28일 가진 1차 리뷰 회의에서도 이런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주요 신문사들이 수익 악화로 흔들리고 있는 신문사 매출을 디지털 분야에서 찾기 위해 ‘디지털 퍼스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각 사가 디지털 퍼스트를 부르짖는 이유는 해마다 줄어드는 신문사 매출 감소세를 늦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올 초 언론진흥재단에서 발표한 ‘2014 신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년도 광고수입과 종이신문 판매수입이 전체 신문산업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8.3%, 18.6%로 나타났다. 이는 4년 전보다 광고수입은 6%포인트, 종이신문 판매수입은 0.7%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반면 부가사업 및 기타사업 수입(분양 및 임대수입, 문화사업 등 신문의 광고 및 판매 외 기타사업으로 발생하는 매출)은 15.4%에서 21.1%로, 인터넷상 콘텐츠 판매수입은 1%에서 1.9%로 증가했다.
과거부터 유지해 온 광고수입과 종이신문 판매수입에 대한 비중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매출비중이 큰 광고수입과 종이신문 판매수입이 모두 하락하면서 전체 매출 감소세를 부채질하고 있는데 비해 나머지 매출 부문이 이를 떠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신문사들이 매년 떨어지는 지면 유료 구독자와 광고매출 등을 메우기 위해 디지털 퍼스트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이 우리 언론만이 가진 고민은 아니지만, 모바일 디바이스의 확산 속도와 과도하게 광고·협찬 매출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매출 구조로 봤을 때 외국 언론보다 문제의 심각성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각 사가 심혈을 기울이는 데 비해 성과가 나오지 않다보니 사실상 ‘헛심’만 쓰는 셈인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자들의 피로만 가중되고 있다.
각 사의 디지털 전략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이유는 시장이 워낙 협소하다 보니 수익모델이 나오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이 ‘뉴스 유료화’를 선언했지만 쉽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장규모가 워낙 작다보니 수익모델이 나오지 않고, 어느 신문사도 선뜻 투자에 나서기 힘든 상황에 빠지게 됐다.
한 신문사 고위 간부는 “조선, 중앙 등 일부 신문사를 제외한 나머지 신문사는 한번 투자를 잘못할 경우 회사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모바일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쉽지 않다”며 “선두 업체의 행보를 보고 뒤따라가는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 중앙은 물론 외국 언론도 다양한 실험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묘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의 경우 뉴스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외국보다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영어권과 달리 국내 뉴스시장은 잠재적 독자층까지 감안해도 7000만명 안팎이다. 수요가 적다보니 시장 형성이 힘든 구조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미국의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이 뉴스소비뿐 아니라 영어교육 등을 겨냥해 수출이 가능한 ‘수출품목’이라고 하면 국내 뉴스콘텐츠는 국내 시장에 기댈 수밖에 없는 ‘내수 품목’이다. 뉴스콘텐츠 유료화가 쉽지 않은 가장 큰 이유다.
반면 뉴스 유통시장의 주도권은 포털로 넘어가면서 언론사는 콘텐츠 제공자로 전락했다. 주도권을 넘겨주면서 발생한 문제점은 편집권이 없다보니 기사를 컨트롤할 여지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서 온라인에선 몇 주씩 ‘공들인 기사’나 ‘베껴 쓴 기사’나 동급 취급을 받고 있다.
언론사 경영진 입장에선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익모델이 나오지 않다보니 투자에 인색하게 되고 결국엔 생산비용 대비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검색어 기사’에 관심이 집중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유료화 전략이 애초부터 기대하기 힘든 모델이라는 지적도 적잖다. 여기에 각 사가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 마련을 위해 인터랙티브 뉴스, 카드 뉴스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기존 수익모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콘텐츠 역시 기존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PV(페이지뷰)만을 기대하고 있는데 이런 모델을 과감히 탈피하지 못하면 또다시 PV를 위한 ‘제로섬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등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고 언론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온라인편집부국장은 “언어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결국 동영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뉴스 외에 다른 콘텐츠에서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tvN의 ‘신서유기’는 좋은 케이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중연 텐아시아 대표이사도 “카드뉴스 등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과도기이고 결국 영상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조직 전체가 한꺼번에 변화하기엔 이미 거대화됐기 때문에 조직 하나하나씩 마인드를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