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재철 전 MBC 사장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인정받았으나 벌금 2000만원으로 감형됐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김 전 사장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서울남부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오연정)는 9일 업무상 배임과 감사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사장에 대해 “공영방송 수장인 김 전 사장이 회사 법인카드로 휴일이나 주말에 호텔에 숙박하고, 고가의 가방이나 귀금속을 구입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점은 비난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한 감사원의 적법한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아 감사원 업무 수행에 차질이 생긴 점에 대해서는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감형 이유에 대해 “(김 전 사장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업무상 배임에 대해 회사에 배상했고 MBC가 선처를 바란다는 서면을 제출한 점, 피해 액수나 정도, 김 전 사장의 연령 등을 종합해보면 1심에서 선고한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선고 직후 김 전 사장은 “법원 판결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상고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재임 당시 노사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전 사장은 “저는 회사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며 “제가 노조에 대해 압력을 가하려고 그런 것은 아니다. 그 시대가 2012년 총선, 2012년 대선 등을 거치며 정치적인 싸움 때문에 노사 간에 큰 어려움이 있어 회사가 피해를 입었다. 저도 가슴이 아프다”고 언급했다.
김 전 사장은 “이제 회사가 회복되길 (바란다)”며 “MBC를 위해서도 남은 기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드바이스 등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또 김 전 사장은 “회사 공금 6~7억원에 대해 1100만원을 소명하지 못했다고 (재판까지) 나온 것이다. 그거 다 선물로 쓴 거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법원의 판단이니까 도덕적인 책임은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사장은 2012년 취임 후 2년간 법인카드로 호텔비와 명품가방을 구입하는 등 사적 용도로 6억9000만원 가량을 유용하고 특정 무용가에 MBC가 주최하는 공연을 몰아주는 등 업무상 배임으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에 의해 고발당했다. 이어 2013년에는 예산 세부 내역서와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아 감사원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이에 서울남부지검은 2013년 12월 1100만원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와 감사원법 위반 혐의만을 인정해 김 전 사장을 약식 기소했으나 법원은 김 전 사장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