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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기 상상 이상…한국 경제발전 큰 관심

한국기자협회 대표단 불가리아 방문기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2015.07.08 12: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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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불가리아 제2의 도시인 플로브디프 시내를 편하게 거닐던 우리들은 ‘갑작스런’ 한국말에 귀를 의심하며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한국말 인사를 건넨 주인공은 놀랍게도 ‘금발’의 불가리아 여학생. 상기된 표정으로 ‘검은 머리카락’의 우리에게 눈을 맞춘 고등학교 여학생은 “혹시나 했는데 한국사람이 맞았다”면서 기뻐했다.


그녀는 “K-POP에 매료돼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까지 말했다. 직항노선이 없어 경유지를 거쳐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까지 15시간 비행, 여기에 자동차로 2시간 더 달려 도착한 플로브디프에서 말로만 듣던 이른바 ‘한류’를 접한 것이다. 몇몇 단어를 읊조리며 자랑스레 한국어 실력을 뽐내던 여학생은 이내 우리와의 짧은 만남이 아쉬운 듯 두 손을 크게 흔들어 보였다.


불가리아 기자협회의 초청을 받은 한국기자협회 대표단은 지난 주 소피아, 플로브디프, 벨리코 투르노보 등을 순방하며 불가리아를 경험했다. 대표단이 가졌던 불가리아 관련정보라면 요구르트와 장수마을, 장미유와 장미축제 정도. 그러나 지난 1주일동안 불가리아를 공부하면서 우리는 한국과 너무도 많이 닮은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가리아는 지정학적으로 주요 열강의 틈에 끼어 외세의 식민지배를 받았지만 1300년 동안 동일한 국명을 갖고 있는 유럽의 가장 오랜 국가라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하다. 또 우리의 한글처럼 고유문자인 키릴문자를 발명했는가 하면, 불가리아 국가(國歌)의 제목은 ‘밀라 로디노(Mila Rodino, 사랑하는 조국)’로 우리의 ‘애국가’와 이름이 같다.


더욱이 앞서 소개한 한국에 반한 여학생의 사례에서 보듯 불가리아내 한류의 힘은 상상 이상이다. 국립 소피아대학은 1995년에 한국학과를 개설한 이래 지금은 석·박사과정까지 갖췄고, 불가리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공립학교인 제18번 학교(외국어전문 종합학교)도 유럽 최초로 2011년 고등과정에 한국어 정규반을 개설했으며, 지금은 초등과정에도 한국어반이 만들어진 상태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의 한 종합편성 채널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적 인기를 받고 있는 ‘미남 셰프’ 미카엘도 불가리아 출신이니 올해로 수교 25주년에 맞춰 양국의 소통과 이해가 훨씬 커져갈 전망이다.


로센 플레브넬리에프 불가리아 대통령이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바 있고, 이런 연장선에서 양국 기자협회의 교류 프로그램은 상호 우정에 바탕한 실질적 협력은 물론이고 민간 외교를 뛰어넘어 양국 국민간 이해와 우호 증대라는 긍정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스네자나 또도로바 불가리아 기자협회장이 MOU 체결 의향서를 주불가리아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기자협회에 보낸 시점은 올해 초. 때마침 4월에 열리는 2015 세계기자대회(WJC)를 앞둔 터라 우리의 초청을 받은 스네자나 회장 일행은 1주일동안 WJC에 참가한 뒤 한국기자협회와 MOU를 체결했고, 그 일환으로 우리 대표단이 이번에 불가리아를 방문하게 됐다.


한국기자협회가 EU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불가리아측의 MOU 요청을 수락하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는 북한과의 수교국이라는 것도 이유가 됐다. 사실 한국기자협회와 교류 협력을 맺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기자협회는 모두 북한과 수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의 기자협회다.


한국기자협회 5대 강령 중 네 번째는 ‘조국의 평화통일과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이다. 남북간 대화단절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비롯한 민간영역의 끊임없는 대화노력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과제인 것이다.


실제로 불가리아 국영통신사 BTA 방문, 그리고 불가리아 언론인들과의 대화에서 남북한 통일문제는 중요한 토론 주제였다. 이와 함께 불가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그리스의 국가부도 위기, 한국의 경제발전 배경, 심지어 불가리아 출신인 이리나 보코바 첫 여성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2016년 유엔 사무총장 피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오는 9월에는 불가리아 기자협회 대표단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한국을 경험하게 된다. 불가리아의 국가 문장(紋章)에 새겨진 ‘단합이 힘을 만든다’라는 문구처럼 양국 기자협회의 소통과 협력이 한국과 불가리아에 모두 플러스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