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에 대한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이 올해도 유예될 전망이다. 종편과 보도채널은 2016년부터 방송광고 매출액의 0.5%를 납부하게 된다. 종편이 신생매체라는 점과 지난해 적자폭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는 설명이지만, 방송 시장에서 결코 ‘약자’가 아닌 종편에 대해 또 다시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지난 2일 최성준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방발기금 분담금 징수 및 부과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 보고안을 결정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종편에 대한 방발기금 징수율을 0.5%로 하고 시행 시기를 올해와 2016년, 2018년 중 하나로 결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야당 측 상임위원인 김재홍·고삼석 위원은 징수율 1%로 올해 즉시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김 위원과 고 위원은 논쟁 끝에 퇴장했고 나머지 여당 추천 위원들에 의해 ‘징수율 0.5%, 2016년 시행’으로 결정됐다.

방발기금은 방송·통신 산업 진흥을 위해 방송사로부터 걷는 법적 부담금이다. 지상파 방송사 등은 전년도 방송광고 매출액의 6% 범위 내에서 징수율을 결정한다. 그러나 종편은 신생매체라는 이유를 들어 지난 3년간 분담금을 면제받았다.
이날 고삼석 위원은 “방발기금 면제대상은 전년도 방송광고 매출 50억원 이하에 당기 순손실 발생 사업장 등 두 가지로, 종편·보도PP는 대상이 아니다”며 “면제대상을 엄격히 규제해 가급적 많은 사업장에서 징수하자는 게 시행령의 취지인 만큼 징수율 1%를 적용해 바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개정 방송통신발전기본법과 시행령이 기금을 명확한 기준에 의해 체계적으로 징수하고자 한 것”이라며 “시행령 시행시기(6월22일), 방송시장 상황, 종편·보도PP의 작년 1109억 원 적자 등을 고려해 징수율을 0.5%로 하되 2015년분부터 적용(2016년 시행)하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론단체들은 잇따라 성명·논평을 내고 방통위의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전국언론노조는 “종편을 바로잡지 못하고 특혜나 얹어줄 바에야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위원회’로 이름을 바꿔라”라고 일갈했다.
언론노조는 지난해 방통위 시청점유율 조사에서 종편 4개 채널의 시청 점유율(11.81%)이 SBS와 지역민방을 합한 11.297%를 앞섰다는 점, 지난해 처음으로 종편 매출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는 점을 들어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종편에게 주어진 온갖 특혜가 자리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나 종편이 특혜만큼 언론과 방송으로서 공익성과 공공성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종편의 불법적 광고 영업과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방통위는 늘 종편이 유리한대로 특별대우를 해줬다. 그 때마다 전가의 보도로 내세우는 것이 ‘종편 육아론’”이라며 “겨우 걸음마 단계의 사업자가 미디어·광고시장을 이 지경으로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아직까지 소규모 방송사들도 다 내는 방발기금조차 못 내는 수준이라면 깨끗이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퇴출수순을 밟아야 마땅하지 않겠는가”라며 “종편의 저질, 불공정, 편파방송을 언제까지 두고만 볼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그동안 방통위는 국민으로부터 망국적 종편의 호위대라는 비판과 질책을 받아왔다”며 “종편 재승인 심사 당시에도 방통위는 졸속·형식적 심사로 야당 추천 위원들이 퇴장하는 상황에서도 재승인을 강행처리하는 등 종편채널 봐주기·감싸기로 일관했다. 이미 거대한 매출로 면제 사업자의 범주를 벗어난 지 오래인 종편에게 부당한 특혜를 계속 주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며 정치적 야합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