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가 지난 11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다음달 말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언론사가 2000년 전후로 불어 닥친 ‘IT열풍’을 등에 업고 계열사를 상장한 적은 있지만 아경처럼 신문사가 상장을 시도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앞서 내일신문은 2004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스닥위원회로부터 ‘직등록 보류결정’을 받아 무산됐다.
기업들이 상장하는 이유는 대개 자금을 유동화시키기 위해서인데, 주주들의 이익실현이나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이 필요한 경우다. 아경 역시 상장을 통해 현금화시키고 일부 자금은 디지털 사업에 재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일반 투자자들이 얼마만큼 평가할지 여부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발전 가능성이나 성장 잠재력 등을 보고 주식에 투자하는데 아경의 성장 잠재력을 얼마나 평가받을지가 성패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신문사는 이런 이유 탓에 기업공개(IPO)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본보가 지난 1년 간 언론사의 주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코스피(2.4%)나 코스닥(31.7%) 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주식은 SBS, SBS미디어홀딩스, 디지털조선, KNN 등에 불과했다.
2000년 전후로 적잖은 언론사들이 계열사를 통해 상장했던 것은 IT붐과 맞물려 창업투자사로부터 펀딩을 받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미디어 산업이 위축되면서 상장 효과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한 KNN과 TBC의 지난 15일 주가는 상장 첫날 거래 종가보다 각각 7.5%, 15.6%씩 떨어진 상태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코스닥 지수는 30~34%가량 올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바이오·화장품 관련주가 현재 코스닥 지수를 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주가는 기대 이하다.
다른 종목 역시 신통치 않다. SBS의 경우 지난 1년 간 주가는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지만, 상장 7개월 만인 지난 1999년 12월14일 9만6800원을 찍었던 것에 비해 초라한 성적일 수밖에 없다.
일부 언론사 주식은 오히려 ‘퇴출 위기’를 겪었다. YTN은 2004년 1월 주가가 액면가의 40%를 밑돌아 관리종목 편입 및 퇴출 위기설이 돌면서 액면 분할과 감자(자본금 축소)를 실시했다. 스포츠서울 역시 2013년 보통주 10주를 동일한 액면주식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실시한데 이어 지난해 10월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나마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이 오른 디지틀조선 역시 성장 가능성보다는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관련된 ‘테마주’로 엮인 덕에 2배 이상 올랐다.
이처럼 언론사 주식이 활황에서도 힘을 쓰는 못하는 것은 미디어 관련주 대부분이 내수주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수경기가 장기간 침체되면서 미디어 관련주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광고 역시 기업들의 광고 예산은 한정된 데다 경쟁업체는 늘면서 나눠 먹은 ‘파이’가 쪼그라들고 있다.
게다가 종합편성채널(종편) 이후 대규모 신규 사업이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기업 성장성을 평가하는 데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장을 준비했던 한 언론사 임원은 “미디어산업이 매년 어려워지고 있다”며 “다른 산업의 종목에 비해 성장가능성이 떨어지고 거래량마저 걱정돼 상장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