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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한 권언유착의 종착지는 공멸

[기고] 이용마 MBC 해직기자
2년6개월 6번에 걸친 재판, MBC 파업 정당성 인정받아
무능·불법 경영진 교체하고 공영방송 MBC 정상화해야

한국기자협회  2015.06.17 13: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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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 모임에서 MBC라는 말을 꺼내면 분위기가 썰렁하다.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며 화제를 이어가지 못한다. 이전에는 꼭 MBC 뉴스만 골라 보았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MBC 연예인과 앵커 등 스타들의 이야기도 많이 회자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말이 없다. 무관심 때문이다. 심지어 MBC 채널을 지워버린 사람도 적지 않다.


과거 “만나면 내 친구”라는 친근한 이미지의 MBC가 어쩌다 이렇게 몰락했을까?


MBC 몰락의 첫 계기는 7년 전인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MBC는 당시 국민의 건강권이란 관점에서 광우병 관련 보도에 앞장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 올라 아침이슬을 불렀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당시 정권이 느낀 위기감은 그야말로 엄청났을 것이다.


하지만 광우병 보도의 후폭풍은 그 이상이었다. 위기를 넘긴 이명박 정권은 엄기영 사장에게 온갖 압력을 가해 임기를 다 채우기 전에 쫓아냈다. 그 뒤 이명박 대통령의 절친한 고려대 후배인 김재철씨가 사장으로 투입되면서 파란만장한 MBC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쪼인트 맞은 김재철’과 170일 파업
김재철씨는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고백처럼 “청와대에서 쪼인트를 맞아가며 좌파를 청소”하는 역할을 했다. 능력을 무시하고 오로지 권력에 대한 찬반 성향에 따라 편 가르기 인사를 단행했다. 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MBC 내부의 견제장치를 무력화했다. 그 결과 뉴스는 정권 찬양 일변도로 변화하고,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폐지되거나 기능이 약화되었다. 제작 자율성이 무시되며 프로그램의 질도 떨어졌다.


2012년 MBC 노동조합의 파업은 이런 어두운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 오죽하면 단 한 푼의 월급도 받지 못하면서 단행한 170일 동안의 파업기간 동안 보직 간부들조차 동참하는 등 파업 참여자가 늘어났을까.


법원이 2013년부터 2년 반 동안 진행된 6번의 재판에서 MBC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은 이와 같은 MBC의 역사를 인지했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에 따라 방송의 공정성을 유지하려는 MBC 노동조합과 구성원들의 노력을 법원으로서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또 법과 제도를 무시하고 경영권을 남용하는 소수 경영진의 불법적인 행태를 법원으로서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던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MBC 경영진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사람도 그대로고,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행태도 여전하다. 파업 당시의 경영진은 자리를 돌려가며 여전히 경영진의 지위를 누리고 있고, “경영권”이란 이름하에 폭력만이 난무하고 있다.

“정당한 파업” 판결에도 경영 폭력
MBC에 힘의 논리만 남아 있는 건 경영진이 구성원 전체를 포용할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경영진의 주장이나 논리는 구성원 설득에 실패했다. 정권 비판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에서 정권을 찬양하자고 하면 누가 동의하겠는가. 사회적 다수와 약자를 대변해야 할 언론사에서 사회의 일부 강자의 목소리만 대변하면 누가 동의하겠는가. 논리가 통하지 않으니 남는 건 생떼뿐이다. 자기편을 늘리기 위해 보직 간부들에게 온갖 특혜를 주고, 말을 듣지 않는 자들은 내쫓아버린다. 그러니 항상 인력이 부족하고 과거가 검증된 경력 직원 채용만 늘어간다.


파업이 끝난 지 벌써 3년이 다 되어간다. MBC 경영진이 그토록 헌신한 박근혜 정권도 임기 반환점을 돌아서고 있다. 그 결과가 지금 무엇인가? 박근혜 정권은 사상 최악의 무능 정권으로 낙인찍혔고, 공영방송 MBC 역시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전락했다. 방송만 장악하면 정권이 무조건 순항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그건 우리 국민들의 수준을 너무 얕본 것이다. 정권과 언론의 부정한 결탁은 결국 양자의 공멸만을 초래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금이라도 무능하고 불법을 일삼는 경영진을 교체하고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것만이 국민들의 매를 조금이라도 더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