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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뷰징 놔두고 사이비언론만 겨냥

<포털 뉴스제휴평가위 제안 배경>
과도한 어뷰징 대책 빠져
경영진 위주 준비위 논란
현업단체 등 참여 넓혀야

김창남 기자  2015.06.02 22: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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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업계가 뉴스검색 제휴와 뉴스제휴 자격심사 등에 대한 ‘공’을 언론계에 떠넘기면서 ‘책임 회피’논란이 또 다시 거세지고 있다. 포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감안할 때 이에 따른 책임에 대한 ‘무게 추’ 역시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이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 양대 축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언론계가 주도하는 ‘공개형 뉴스제휴 평가위원회’(이하 평가위)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양사가 제휴와 자격 심사 등의 막강한 권한을 가진 평가위 설립을 언론계에 넘긴 것은 그동안 이를 둘러싼 부작용과 갈등 등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동일 기사를 중복 전송하는 ‘기사 어뷰징’ 문제와 네이버 검색제휴가 통과되면 악의적 기사를 가지고 기업에 광고를 요구하는 행위 등이다.


광고주협회가 국내 100대 광고주의 광고·홍보 담당자를 설문 조사해 지난달 7일 발표한 ‘유사언론행위 피해실태’에 따르면 응답자의 86.4%가 “유사언론으로 인해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제휴신청이 받아지지 않거나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터져 나오는 ‘잡음’ 역시 끊이질 않았다. 작년 말 기준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간행물로 등록된 매체는 1만8000여개. 이 가운데 양 포털과 제휴를 맺은 곳은 1000여개이고, 뉴스 등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전재료를 받는 곳은 140여개에 불과하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다보니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양 포털은 이런 문제를 언론 자율에 맡겨 책임 있게 운영하자는 것인데, 당초 취지와 달리 평가위가 출범하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평가위에선 △신규 뉴스 제휴 심사 △기존 제휴 언론사와의 계약해지 여부 평가 △과도한 어뷰징 기사 및 사이비 언론 행위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하지만 평가위 출범을 위한 주춧돌인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 구성을 둘러싸고 대표성 논란이 일고 있다. 준비위 참여를 제안 받은 곳은 신문협회, 온라인신문협회, 인터넷신문협회, 언론학회, 언론진흥재단 등이고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준비위 문호를 더욱 확대한다는 게 양 포털의 입장이다.


문제는 준비위 구성을 위해 공청회 등 ‘열린 장’이 필요했는데 일부 기관이나 협회하고만 얘기가 오갔다는 점이다. 특히 준비위에 참여 의사를 밝힌 협회 성격이 대부분 언론사 사주나 경영진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기사 어뷰징이나 광고와 기사 맞바꾸기 등은 현장 기자들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오너의 이해관계와 맞물리는 문제다. ‘고양이에 생선을 맡긴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기자협회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어뷰징 기사가 넘쳐나는 것은 언론사가 기사 트래픽을 앞세워 광고를 수주하기 위해 빚어진 현상이라는 점에서 언론 사주와 경영진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이를 감시하고 근절해야 할 책무를 지닌 뉴스 이용자와 소비자, 현업 언론기자들을 배제한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를 부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포털은 그동안 공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질 때마다 제도만 손보는 선에 그쳤다. 대표적인 사례가 ‘뉴스캐스트’다. 네이버는 ‘뉴스 편집에 관여한다’는 논란이 일자, 2009년 1월 뉴스편집을 언론사가 직접 할 수 있는 뉴스캐스트를 선보였다. 하지만 트래픽 증가를 위해 선정적인 기사가 도배되자, 네이버는 언론사 제호나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는 ‘뉴스 스탠드’로 전환했다.


과거 이런 행보는 평가위 실효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양 포털은 평가위 판단을 최대한 존중해 뉴스검색 제휴와 뉴스제휴 자격심사 등을 맺는 판단 근거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인데, 이런 잣대가 동아·매경·조선·중앙 등 규모가 큰 언론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될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전적인 책임을 언론에만 묻기도 힘든 상황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뉴스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에서 벗어나 사실상 미디어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사 어뷰징을 방지하기 위한 ‘어뷰징 방지 가이드라인’도 지난 2007년 이미 만들어졌다.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사 어뷰징의 ‘온상’이 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부터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온라인편집 부국장은 “준비위 구성이 지금처럼 흘러갈 경우 조중동매 입장을 대변하는 기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며 “제휴평가위를 출범시키는 준비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한데도 공청회 등 여론 수렴과정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