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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임금피크제 맞물려 셈법 복잡

경향·YTN 등 5개사 미가입
대부분 확정급여(DB)형 채택
조선, 확정기여(DC)형 논의

김창남 기자  2015.05.27 13: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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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제가 임금피크제 도입 등과 맞물려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300명 이상 사업장에 대한 정년연장을 앞두고 각 사가 인건비 절감차원에서 ‘임금피크제’도입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럴 경우 퇴사할 때 받는 퇴직금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제는 기업이 어려워지거나 파산 시 퇴직금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퇴직금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것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가 작년 8월 발표한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에 따르면 퇴직연금 의무가입 대상은 2016년 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2017년 100~300명, 2018년 30~100명, 2019년 10~30명, 2022년 10명 미만 등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부분 언론사 DB형 가입
현재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하지 않은 경향신문, 한국일보, KBS, YTN, CBS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언론사들이 DB형 퇴직연금제를 채택했다. 정부가 퇴직연금제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일정 가입률을 넘기면 법인세 인하 등 세제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퇴직 충당금을 쌓아 놓는데 여의치 않은 언론사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개정 방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향 관계자는 “퇴직 충당금을 일정 부분 쌓아 놓았어야 했는데 그동안 회사 사정상 여의치 않았다”며 “법 개정방향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은 계약 내용에 따라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개인퇴직계좌(IRP)형으로 나뉜다.
대부분 언론사들이 가입한 DB형의 경우 퇴직 후 받을 급여액을 미리 확정하는 방식으로 기존 퇴직금제도와 크게 차이가 없다. 다만 수익이 나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그 권리나 책임은 모두 회사 몫이다.


반면 DC형은 외부 금융사의 운영수익에 따라 퇴직 후 급여액이 달라지는데, 운용에 따른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 해마다 퇴직금을 정산 받아 개인이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임금상승률 따라 금액 차이
문제는 언론사 임금상승률이 해마다 정체되거나 둔화된 데다 임금피크제마저 도입될 경우 DB형이 과거처럼 ‘비교 우위’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이다. 임금이 해마다 오를 경우 퇴직 바로 직전 6개월치 임금을 바탕으로 산정하는 DB형이 안정적이지만 임금상승률이 둔화되고 임금피크제까지 도입되면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주요 언론사의 지난해 임협 결과를 보면 조선 매경 등은 동결했고, 경향(기본급 3만원 인상), 서울(기본급 3.3%인상+알파), 한경(기본급1.2%인상+성과급), YTN(기본급 1%인상), 한겨레(기본급 2.2%+상여급 전액 기본급화) 등의 임금인상률은 저조했다.


DB형만 운영하던 조선일보가 다음달 개인이 직접 관리·운영하는 DC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위한 ‘퇴직연금 운영설명회’를 개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경우 퇴직 직전 6개월치 임금이 기존에 받았던 임금보다 적을 가능성이 큰 점도 DC형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DC형 도입 논의 커질 듯
하지만 DC형의 경우 DB형보다 수익은 크게 낼 수도 있지만 원금을 까먹을 수 있는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또 DB형에서 DC형으로 갈아탈 경우 DB형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사의 경우 임금인상률이 둔화됐다고 해도 시중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DC형 전환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한 언론사 간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DC형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도 있다”며 “임금인상률이 시중 금리보다 높은 언론사의 경우 DB형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매년 정산하는 방식의 DC형을 선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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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한경 ‘개인연금’ 지원…회사·개인 절반씩 부담


조선일보와 한국경제는 ‘매칭 펀드’형태로 기자들의 노후대책 마련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조선은 지난 2013년 ‘개인연금제도’를 처음 도입한데 이어 올 초 개인연금 지원액을 최대 5만원에서 최대 10만원으로 확대했다.
기자들이 개인연금에 매달 10만원을 납입하면 회사가 복지기금을 가지고 같은 액수만큼 부담하는 방식이다.


조선은 이를 위해 지난 2012년 연말 55억원의 기금을 출연한 데 이어 올해 100억원을 추가 출연할 계획이다. 조선은 순차적으로 지원액을 늘려 구성원들이 은퇴한 이후 월 100만원의 연금을 수령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경도 올해부터 회사가 매월 최대 3만원씩 부담해 개인 퇴직연금을 지원하고 있다. 한경은 조선과 달리 별도 기금에서 출연하는 게 아니라 회사 예산에서 배정, 지원하는 방식이다.


한경 관계자는 “회사에서 지원금이 나오다 보니 갚아야 할 대출금이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 90%이상 개인연금과 비슷한 IRP상품에 가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회사가 개인연금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 근본적인 노후대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기자 등 내부 구성원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 없이 안심하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기본 취지다.


문제는 대부분 신문사들의 경우 이런 제도 마련이 ‘언감생심’이라는 것. 신문 산업이 매년 위축되면서 기금이나 예산 마련이 어려운데다 회사 측의 의지마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신문사 노조위원장은 “현재 임금인상률이 미미하거나 정체된 가운데 작게나마 직원들의 노후를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필요한 제도인 것 같아 회사 측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