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의 170일 파업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정영하 전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5명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해고무효확인 소송에 이어 업무방해소송까지 파업이 정당했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MBC는 “불법파업”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김상준)는 지난 7일 파업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노조 집행부 5명에 대해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MBC노조가 파업에 이른 주된 목적은 ‘방송의 공정성 보장’에 있고 ‘김재철 사장 퇴진’은 방송의 공정성 확보 조치를 약속하고도 이를 저버린 사장에 대한 비난에 그칠 뿐, 이는 파업의 부차적인 목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방송의 자유와 공정방송 의무는 MBC뿐 아니라 편성책임자와 보도·제작·편성 등에 관여하는 종사자들에게 함께 부여된 것”이라며 “방송법과 단체협약 등이 규정한 공정방송 의무를 위반하고 구성원들의 공정방송 자유를 침해해 근로조건을 악화시킨 데 대해 MBC노조는 시정을 요구하기 위한 쟁의행위에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파업 당시 출입문 봉쇄로 인한 업무방해와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내역 폭로 등 정보통신망법상 비밀 누설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건물 로비 낙서 및 현판 훼손 등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만 원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판결 직후 정영하 전 MBC본부 위원장은 “MBC가 공정보도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구성원들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그런 행위가 계속 되고, 그래서 마지막 저항의 수단으로써 노무 제공을 거부한 것이 정당하다는 판결”이라고 밝혔다.
이용마 전 MBC본부 홍보국장은 “민·형사 네 번의 재판을 통해 정권 차원에서 진행된 언론장악이 부당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MBC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MBC 정상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서울고법 민사2부는 정 전 위원장 등 노조원 4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소송에서 사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지난해 1월 1심과 동일하게 방송의 공정성 보장을 요구한 파업의 목적은 정당하며 노조원에 대한 징계가 모두 무효하다고 판결했다.
MBC는 서울 고법 형사5부의 판결에 대해 “유감”이라며 “상고 여부는 검찰이 결정하게 될 것이며 문화방송은 사법기관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해고무효소송 항소심 판결 직후에도 MBC는 상고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