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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70일 파업 정당한 쟁의행위"

항소심 "업무방해 무죄"

김고은 기자  2015.05.07 17: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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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공정방송 회복과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170일간 파업을 이끈 혐의로 기소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정영하 전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5명이 항소심에서도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해고무효확인 소송에 이어 업무방해 관련 형사 재판까지 민·형사 1,2심 법원이 모두 노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김상준)는 7일 파업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영하 전 위원장과 이용마 전 홍보국장 등 노조 집행부 5명에 대해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MBC노조가 파업에 이른 주된 목적은 ‘방송의 공정성 보장’에 있고 ‘김재철 사장 퇴진’은 방송의 공정성 확보 조치를 약속하고도 이를 저버린 사장에 대한 비난에 그칠 뿐, 이는 파업의 부차적인 목적에 해당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MBC파업의 주목적이 ‘공정성 보장’에 있고, 이는 근로조건 개선 요구로서 정당한 쟁의행위 목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방송법 등은 헌법적 가치와 민주적 기본질서 유지에 필수인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 공공의 이익을 위해 방송의 객관성과 공정성 보장을 의무로 부여하고 있다”며 “방송의 자유와 공정방송 의무는 방송사업자인 MBC뿐 아니라 편성책임자와 보도·제작·편성 등에 관여하는 종사자들에게 함께 부여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 방송 제작 과정에서 공정방송 의무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는지는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며 “방송법과 단체협약 등이 규정한 공정방송 의무를 위반하고 구성원들의 공정방송 자유를 침해해 근로조건을 악화시킨데 대해 MBC노조는 시정을 요구하기 위한 쟁의행위에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MBC노조 파업이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 노무 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법리적 평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평균적 상식이나 통념에 기초한 판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1심 국민참여재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5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재판에선 배심원 7명 중 6명이 파업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MBC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지는 주권자이자 국민인 시청자가 판단할 사항이며, 배심원은 다른 한편으로 평균 시청자에 해당한다”며 “공정방송 파업에 대한 배심원들의 생각을 가볍게 여길 수 없고, 이를 뒤집을만한 명백한 사정이 없는 상황에서 만장일치에 가까운 무죄 평결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파업 당시 출입문 봉쇄로 인한 업무방해와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내역 폭로 등 정보통신망법 상 비밀 누설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건물 로비 낙서 및 현판 훼손 등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만 원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판결 직후 정영하 전 MBC본부 위원장은 “정의로운 판결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전 위원장은 “공영방송 MBC가 공정보도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구성원들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그런 행위가 계속 되고, 그래서 마지막 저항의 수단으로써 노무 제공을 거부한 것이 정당하다는 판결”이라며 “두 번의 판결로 누가 옳고 그른지가 명확히 확인됐다. MBC 경영진은 분명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강지웅 전 MBC본부 사무처장은 “우리의 파업이 정당했고, 우리가 일어선 게 정의로웠음이 확인되어 기쁘고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힌 뒤 “MBC 경영진은 최소한 인간으로서 일말의 양심과 정의가 있다면 재판 결과에 승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마 전 MBC본부 홍보국장은 “민,형사 네 번의 재판을 통해 우리의 저항과 싸움이 정당했으며 정권 차원에서 진행된 언론장악이 부당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MBC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MBC 정상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MBC노조 측 변론을 맡은 신인수 변호사는 “공정방송은 언론이 지켜야 할 의무이자 사명이며, 동시에 근로조건의 기초를 형성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판시한 판결”이라고 환영하며 “정당한 쟁의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단 한 문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MBC 구성원들이 고통을 겪었다. 이런 판결들이 우리가 원하는 공정한 방송을 만들고 공영방송 MBC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판결에 대해 MBC는 보도자료를 통해 “유감”이라며 “이번 판결에 대한 상고 여부는 검찰이 결정하게 될 것이며 문화방송은 사법기관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진행되는 노조의 파업에 대한 소송과 관련해서도 적극 대응함으로써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