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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 전원 복직, MBC정상화 시작"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해고무효 2심 승소 기자회견

강진아 기자  2015.04.30 16: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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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은 정당했고, 해고 징계는 무효다.”

 

30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 전날 2012년 파업으로 인한 해고 및 징계는 ‘무효’라는 2심 법원 판결에 정영하 전 위원장 등 해직자들은 MBC 동료들과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해고 및 징계무효확인소송 2심 승소 기자회견을 연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의 조능희 본부장은 “방송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해고 당했다는 것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은 기쁜 날”이라며 “법원은 살아있다. 그리고 정의와 진실은 살아있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2012년 해고 이후 3년이 넘었다. 해직자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공정방송을 위해 꿋꿋이 조합을 지켜온 전국의 1800여명 조합원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회사는 29일 2심 판결 직후 대법원에 즉각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본부장은 “파업은 정당했고, 해고는 부당했다. 당장 해직자가 복직해야한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사측은 계속 무시하고 있다”며 “대법원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사측은 이 고통을 계속 방치하면서 미래를 위해 노사 화합하자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직자를 빨리 복직시키고 변방으로 쫓겨난 유능한 PD, 올바른 말 하는 기자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그래야만 MBC의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창호 수석 부본부장도 “2012년 파업은 언론이 가져야 할 기본 가치를 지킨 싸움이었다”며 “MBC를 정상화해야 한다. 시청자들에게 다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뉴스, 시사교양을 제대로 해야만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사측은 MBC 정상화를 위해 ‘결자해지’하라”고 말했다.

 

해직자들도 해고무효소송 2심 판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정영하 전 위원장은 “파업이 끝나고 3년이 지났는데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바깥을 배회해야하는 조합원들, 판결을 이기고도 복직은커녕 이상한 발령을 겪고 있는 해직자들을 마주하면서 늘 마음이 아팠다”며 “하지만 회사가 아무리 밟고 밀어내려 해도 바뀌지 않는 하나가 있다. 2012년 우리가 저항했던 이유, 그것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대한민국 법원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위원장은 “우리는 보이는 대로 말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다. 진정의 힘, 진정성을 갖고 걸어가면 언젠가 제자리를 찾을 거란 긍정의 힘 이 두 가지가 우리에겐 있다. 국민들이 걱정하고 안타까워하는 MBC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최승호 PD는 “공정방송 요구는 근로조건이며, 이를 외친 파업이 정당하다고 인정한 완전히 새로운 판결”이라며 “경영진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MBC를 망치는 일을 그만두기 바란다. 중간 간부들은 우리 후배, 동료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길을 열고 노력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최 PD는 MBC의 현실을 개탄했다. 최 PD는 “지난해 4월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오전 11시에 배가 가라앉았는데 MBC는 4시가 넘어서도 300여명의 승객들이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당시 목포MBC에서는 구조가 사실이 아니라고 몇 차례나 말했다”며 “당시 사장,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전국부장은 무슨 생각이었는가. 정부가 내놓은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되살펴 보기가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은 오늘날 그 같은 행태가 대한민국 사회 존립에 위험하다고 판결을 내린 것”이라며 “위험한 행태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저항권을 법적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솔직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강지웅 전 사무처장은 “최승호 PD가 분통을 터트렸지만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한 MBC의 지금 상황을 보면 가슴이 많이 아프다”며 “하지만 MBC를 조금씩 되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줬으면 좋겠다. 시련과 상처를 밟고 조금씩 MBC가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믿고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2012년 파업 당시 기자회장을 하다 해고된 박성호 기자는 “오늘 아침 판결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봤다”며 “우리는 옳았고, 그들은 틀렸다. 토씨하나 빼지 않고 더 바랄나위 없이 저희의 요구와 행동이 모두 옳았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회사가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버텨온 세월만큼 버텨야 할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판결문을 읽고 근거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MBC 구성원들이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분명히 나와있다. 또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살아나가야 할지도 제시돼 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저를 포함해 내부에서 고생하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크나큰 메시지를 던져줬다고 본다”며 “지금 당장 구성원들이 마음껏 뜻을 펼치기는 어렵겠지만,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모두 함께 버텨 나가자”고 말했다.

 

 

박성제 기자는 “해고될 때 인사위원장이 안광한 사장(당시 부사장)이었다”며 “당시엔 김재철 사장이 있었지만, 지금 우리의 해고를 결정하고 복직시키라는 법원 판결을 수행할 모든 책임은 안광한 사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하지만 회사는 대법원 상고 입장을 곧바로 발표했다”며 “안 사장은 아직도 해고자와 징계자를 원상 복귀하는 결정권한이 스스로에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마음대로 행동하면 사장 자리가 위태롭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경고 한다. 안 사장은 김재철 사장과 김종국 사장의 결말을 돌이켜 봐야 한다”며 “아직 늦지 않았다. 양심이 있다면 자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보도ㆍ제작 현장에서 밀려난 언론인들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남은 임기 동안 MBC를 정상화하는데 힘써야 한다. 그렇다면 대법원까지 복직을 하지 못하더라도 기쁘게 기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 PD인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해고로 고통을 겪은 6명, 부당징계로 고통당한 38명 여러분들이 영웅”이라며 “판결에서 승소했기 때문이 아니다. 할 수 있는 것은 누구나 하기 쉽다. 하지만 어려움을 뚫고 당당히 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판결은 정의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줬다. 정의가 승리하고 불의가 심판당한 역사적 판결”이라며 “새로운 정의를 위해 망가진 MBC를 정상화시키고, 왜곡된 구조를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