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광고수입 늘어나면 콘텐츠 나아질까

방통위, 광고총량제 도입
지상파 광고시간 늘어나
"명분·실리 잃었다" 비판

김고은 기자  2015.04.29 14:56:52

기사프린트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 등 방송광고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방송광고제도 개선안)을 지난 24일 의결했다.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심의 등 후속절차만 남은 셈인데, 신문업계 등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업자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방통위는 “이번 개정안에 따라 방송광고 시장은 1973년 광고 종류별 칸막이 규제가 도입된 지 42년 만에 큰 폭의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지상파에 광고총량제를 허용하고, 이미 총량제를 시행 중인 유료방송은 광고 시간을 늘려주는데 있다. 


지상파TV의 경우 현재 프로그램·토막·자막·시보광고 등 종류별로 시간과 횟수 등을 규제받고 있는데, 총량제가 도입되면 프로그램 편성 시간당 평균 15%(9분), 최대 18%(10분48초) 이내에서 자율적인 광고 편성이 가능해진다. 광고총량으로 보면 평균 10분, 최대 10분에서 오히려 12초 줄어든 셈이지만, 인기 있는 프로그램에 광고를 집중 배치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MBC ‘무한도전’의 경우 현재 60분당 15초짜리 광고 24개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36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 유료방송은 토막·자막광고별 규제가 사라지고 프로그램 편성 시간당 총량제 적용을 받으면서 평균 광고 시간이 10분에서 10분12초로 늘어난다.


현재 운동 경기 중계에만 허용되던 가상광고는 오락·스포츠보도 프로그램까지 확대 적용된다. 당초 입법예고안에는 교양 프로그램까지 포함됐으나 시청자가 광고와 정보를 혼동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최종안에선 제외시켰다. 그러나 시청자단체들이 방송의 상업화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했던 제품의 특정 기능 시현 등 간접광고 규제 완화는 그대로 밀어붙였다. 유료방송의 경우 가상광고와 간접광고 허용시간을 해당 프로그램 시간의 5%에서 7%로 늘렸다.


방통위는 “광고를 통한 재원을 콘텐츠 제작에 활용함으로써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고제도 개선의 효과는 크지 않고, 콘텐츠에 대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방통위 의뢰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실시한 조사에서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으로 인해 예상되는 수익은 연 217억~383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광고업계에서도 광고총량제만으로는 광고비 증액 효과가 극히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광고제도 개선으로 늘어난 광고 재원은 당연히 모두 콘텐츠 제작에 투자돼야 한다”면서 “추가 확보된 방송사 재원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철저히 감독해 재허가나 재승인 과정에서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없는 상태다.


결국 명분도, 실리도 부족한 밀어붙이기 식 규제 완화에 시청권 훼손과 사업자들 간의 이해 다툼만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장 신문협회는 24일 성명을 내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신문 죽이기”라고 비판하며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후속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번 개정안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은 “중간광고 허용과 신유형 광고 개발 등을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해 향후 광고 규제 완화를 둘러싼 사업자 간 갈등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