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의 경향신문 ‘성완종 인터뷰 가로채기’사건을 계기로 취재윤리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JTBC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경향신문의 취재물인 인터뷰 전문을 앞서 보도할 수 있느냐다.
해답은 간단하다. 경향이 전문을 공개할 의향이 없었다면 JTBC는 ‘인터뷰 가로채기’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공적 관심사’에 대한 진실이 감추어지거나 은폐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타사의 취재물이라고 해도 공익을 위해 먼저 보도할 수 있다는 게 언론학자들의 중론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월6일 KBS ‘뉴스9’를 통해 알려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언론사 외압 발언’보도다.
KBS 기자는 당시 현장에 없었고 발언을 녹취했던 타사 기자로부터 받은 게 아니지만 KBS의 보도가 아니었다면 이완구 후보자의 발언이 묻힐 뻔 했고 보도의 공익적 가치가 크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적었다.
이와 반대로 JTBC의 ‘성완종 인터뷰 가로채기’는 같은 연장선상에서 볼 수 없다는 것. 경향은 지난 15일 녹취파일을 검찰에 증거로 제출하면서 16일 인터뷰 전문을 지면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입수 과정 역시 논란거리다. 녹취파일을 JTBC에 건넨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김인성씨가 무단으로 녹음파일을 유출했는데, 사실상 ‘범죄행위’다.
범죄행위를 통해 얻은 정보를 원 저작자인 경향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단으로 방송했기 때문에 취재윤리에 어긋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012년 한 종합일간지 기자가 검찰 수사문건을 훔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알 권리를 위한 것이지만, 정보입수 수단이 정당치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JTBC는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지상파 3사인 KBS, MBC, SBS가 공동으로 진행했던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 사용해 현재 민형사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JTBC는 KBS와 SBS가 4개 광역단체장에 대한 자체 예측조사를 발표하기 전 앞서 보도하면서 지상파 3사가 문제 삼았다.
유족의 반대에도 육성을 공개한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JTBC 손석희 보도총괄 사장은 “육성이 갖고 있는 현장성에 의해 시청자가 사실을 넘어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육성 공개가 유일한 알 권리를 위한 방안이라면 논란을 비껴갈 수 있지만 이번 사안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자 인격권’ 문제는 유족에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알 권리 등을 위한 공익적 목적이 아니라면 유가족의 의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언론학자들은 설명했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는 “경향이 인터뷰 전문을 공개하기로 한 상황에서 JTBC가 내세운 ‘알 권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유가족 반대에도 굳이 육성을 그대로 방영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규찬 대표는 “저널리즘의 위기 시대에서 저널리즘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제대로 한 언론사의 평가와 동종 업계의 격려가 필요한데 이번 사안은 속보에 대한 욕심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저널리즘 원칙을 지키기 위한 언론사 간 동업자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