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사망 직전 남긴 메모와 인터뷰로 인해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 적힌 정치권 인사들이 모두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가운데 경향신문이 지난 10일 성 전 회장이 이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전화 인터뷰를 공개하면서 정국은 요동쳤다.
검찰은 지난 12일 ‘성완종 리스트’ 관련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했고, 사의를 표명한 이완구 국무총리를 비롯해 관련자들은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향신문 보도 이후 중앙일보는 지난 14일 성 전 회장의 비망록을 공개했으며 주요 언론들도 성 전 회장과 관계된 총체적 부정부패의 뿌리를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언론의 의혹 제기를 통해 권력형 비리의 단면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28일 세계일보의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보도는 박근혜 정부 내부의 비정상적 권력 암투와 인사 난맥상을 공론화했다. 정식 직위가 없는 정윤회씨가 비선 실세로서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국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문건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으며, 12월1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위여부와 유출 경로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발언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검찰은 유출 건과 명예훼손 건을 나누어 수사에 착수했으며 정윤회 문건 파동은 이후에도 한동안 지속됐다.

이명박 정부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0년 6월29일 MBC는 영화 ‘식코’의 패러디 ‘쥐코’ 동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2008년 당시 국무총리실 조사를 받은 김종익 KB 한마음 대표의 이야기를 PD수첩을 통해 다뤘다. 이 보도를 배경으로 민간인 사찰 이슈는 뜨거운 감자가 됐고, 이후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당시 한나라당 남경필, 정두언, 정태근 의원도 사찰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 여권 내 권력투쟁에 대한 의혹이 깊어졌다. 이후 민주당은 친노무현 성향의 의원들과 비서, 비서의 친인척까지 모조리 계좌 추적 등의 수사를 받았다고 증언했으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도 사찰 당했다고 폭로했다. 2012년 3월30일 KBS 새노조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공무원, 민간인 사찰내용이 담긴 문건 2619건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또 다른 파문을 몰고 왔다.
노무현 정부 때는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향응 파문 보도로 노 전 대통령이 곤혹을 치른 바 있다. 2003년 6월8일 지역신문인 충청리뷰는 인터넷판 ‘오마이충북’을 통해 살인교사 혐의로 검찰 내사를 받던 이원호씨가 양길승씨를 접대한 것을 최초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7월31일 재차 이를 보도하며 청탁을 대가로 한 향응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기사는 당시 민경찬 펀드 의혹, 안희정 향토장학금, 최도술 관련 비리 의혹 등으로 곤혹을 겪고 있던 노무현 정부 취임 1년차 정국을 더욱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김대중 정부 때는 문화일보가 1998년 7월7일자로 국가안전기획부 문건을 공개해 안기부 정치 개입 논란이 불거졌다. 문화일보는 안기부가 6·4 지방 선거 전에 △한나라당의 호남 편중 인사 주장에 대한 평가 △국가 지원 예산 호남 편중 주장 실태 및 평가 △새 정부인사 관련 일부 지역 오해 불식 방안 △신동아의 정부 요직 호남 인맥 부상 주장에 대한 평가 등 네 가지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와 주요 부처에 전달했다고 보도했으며 이는 안기부법으로 금지된 정치 관여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논란은 7·21 재·보선 최대 쟁점으로 번졌으며, 한나라당은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당시 국정 보좌라는 안기부 직무의 내용과 기준 그리고 그 한계는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