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조능희)가 민주방송실천위원회 보고서를 ‘밀실 보고서’라며 비난한 MBC에 “공정방송협의회의 복원을 촉구한다”며 “사측의 입장 표명은 ‘밀실 특보’보다는 ‘공방협’을 통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MBC는 지난 21일 ‘‘왜곡조작위원회’의 ‘밀실’ 보고서를 주목한다’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15일 자사의 ‘성완종 리스트’ 보도를 비평한 민실위보고서에 대해 “통계를 상습적으로 조작하고 MBC 보도를 수시로 비방하면서 보도국 기자들까지 깎아내리고 있다”며 “‘왜곡조작위원회’의 ‘밀실보고서’라는 이름이 더 적합할 것 같다”고 비난했다.
민실위보고서는 “반론은 환영한다. 하지만 감정에 치우친 반론이 아닌 ‘이성적인’ 반론이었으면 한다”며 “보고서 정독을 권한다. 보고서 내용 ‘있는 그대로’에 대한 논리적 비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MBC는 노조 민실위가 통계를 왜곡 조작했다고 밝혔다. MBC는 “노조 민실위는 ‘성완종 리스트’는 정치적 공방으로 다룰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13일 뉴스데스크 개수만 예를 들었다”며 “10~12일 리포트 15개에는 눈을 감았다. 13일까지 21개 리포트 중 여야 공방 기사는 4개인데 13일자 6개 중 3개만 갖고 교묘하게 통계를 조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실위는 “민실위의 문제제기는 ‘성완종 리스트’ 보도에 있어서 표면적인 분량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우리만의 취재와 추적, 기획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건의 본질이 아닌 ‘정치적 공방’ 프레임으로 보도의 균형추가 기우는 듯한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15일자 민실위보고서 앞부분에서 “뉴스데스크는 4월 10일 8개, 11일 4개, 12일 4개, 13일 6개, 14일 7개의 꼭지를 연일 톱뉴스로 보도했다. 하지만 보도 분량보다 그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게 민실위의 판단”이라고 이미 밝혔다고 덧붙였다.
MBC는 또 “민실위 보고서가 14일 노무현 정부 당시 특별 사면 논란에 대한 여야 공방에 대해 다루면 안 되는 뉴스를 다뤄 본말을 전도한 것처럼 비난했다”며 특별사면 내용은 경향신문과 한국일보가 가장 먼저 보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허태열, 김기춘 비서실장 이름은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두 인사는 공소시효 해석의 문제가 있었고 이미 언론 보도의 초점은 공소시효가 명백하게 남은 이완구 총리, 홍준표 지사, 홍문종 의원으로 넘어간 시기였다”며 “언론이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일반적 경향”이라고 밝혔다.
민실위보고서는 “14일 보도에 대한 민실위 문제제기는 ‘특별사면 논란’과 관련해 비슷한 내용의 여야 공방을 10일 뉴스데스크에서 전했던 데서 재차 보도한 것을 지적한 것”이라며 “허태열, 김기춘 전 실장 이름은 12~14일 3일 동안 언급되지 않았다. 회사는 공소시효를 기준으로 보도했다고 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리 뉴스에서 허태열 실장의 경우 뇌물죄는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태열, 김기춘 전 실장을 ‘죽은 권력’ 취급하는 것엔 동의하기 어렵다”며 “‘전직’이라는 이유로 관심을 덜 두는 것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판단인가”라고 꼬집었다.

MBC는 “민실위 보고서가 ‘청와대의 고민’을 왜 충분히 보도하지 않느냐고 질책했다”며 “청와대와 여당은 많이 괴롭히고 야당의 허물은 눈 감는 보도를 하고자 희망하는 의도를 일관되게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민실위는 “전ㆍ현직 비서실장 3명에 현직 총리까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추가 의혹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청와대 내부 분위기나 고민, 의혹에 대한 입장, 정부에 미칠 파장 등은 국민들의 당연한 관심 사안인 만큼 대통령의 다른 동정만 연일 전하는 것이 최선의 청와대 관련 보도는 아닐 것”이라며 “언론이 청와대 관련 보도를 하는 것이 청와대를 괴롭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회사는 세월호 보도에 대한 지적을 “이중 잣대”라고 반박했다. 민실위 보고서가 세월호 유가족들이 선체 인양을 요구했을 때는 외면하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인양 검토’ 발언 이후 집중보도한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통령은 뉴스의 주요 원천”이라며 “대통령 발언에 주목하면서 세월호 인양 문제를 집중 보도한 것이 무슨 문제인가”라고 밝혔다. 이어 “민실위보고서는 세월호 ‘인양’ 기사보다 ‘집회 시위’ 기사를 더 중시하는 입장을 보인다”며 “전국에서 수백 가지 집회, 시위가 펼쳐지는데 유독 ‘세월호 집회 시위’만 중시하고 매일 중계방송 하듯이 보도해야 하는지 반문하고 싶다.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민실위 보고서는 “유족들이 그토록 주장할 때는 관심을 갖지 않던 우리 뉴스가 대통령 발언이 나오니 그제야 인양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보도할 가치는 충분했다고 분명히 적시했고, ‘세월호 인양’에 대한 관심만큼 진상규명, 특별법시행령과 관련한 쟁점도 보도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집회 시위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전하지 말라고 하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타사와 비교해 우리가 세월호 관련 집회를 적게 다루고 있다고 했을 뿐”이라며 “뉴스 가치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으니 보도국 책임자들의 판단을 듣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민실위는 “소통은 보고서 작성 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 같은 세부적 사항이 지면으로 논쟁돼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민실위는 보고서 작성 전 보도국장과 편집센터장, 해당 부장을 찾아가고 연락도 취했지만 대부분 설명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실위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지시가 보도국 곳곳에서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며 “‘민실위 취재에 응하면 불이익을 줄 것’이라거나 심지어 민실위원 색출 움직임도 있다. 뉴스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 가능한 보도국의 분위기를 먼저 만들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