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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아이들 쫓아다니느라 혼이 쏙"

기자들 일일 보육교사 체험 '눈길'

강아영 기자  2015.04.01 14: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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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기자는 ‘아이 돌보기에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20명의 아이들은 야외활동을 위해 어린이집 밖으로 나가자마자 실내에 있을 때보다 훨씬 활동적으로 바뀌었다. 말 그대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20개의 럭비공’ 같았다.”


일선 기자들이 직접 어린이집 보육교사 일일체험기를 기사로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3~25일 사흘간 한국경제, 동아일보, KBS, YTN, 연합뉴스 등 12개 신문·방송·통신사는 기자들을 직접 어린이집으로 보내 이들의 체험을 기사화했다. 특히 JTBC는 관련 내용을 카드뉴스로 제작해 누리꾼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초 잇따른 어린이집 교사들의 원생 폭행사건으로 어린이집 문제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가 논란이 되고 보육교사들의 처우와 환경이 이슈가 되면서 아직까지도 다양한 주장과 시선들이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일체험을 한 기자들은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업무와 처우 등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일체험기에서 여지없이 나온 말은 “정신없다”였다. 고은이 한국경제 기자는 “한창 활동적인 만 세 살짜리 아이들 15명을 돌보는 일은 보통 정신이 없는 게 아니었다”며 “하루 종일 화장실 갈 짬도 없어 오후 늦게야 겨우 들렀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일보 기자는 “술래잡기놀이를 하다 넘어지는 아이, 뛰어놀다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토하는 아이 등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며 “토하는 아이의 입을 닦아주고 물을 먹여 달래는데 일부 아이는 미끄럼틀에서 거꾸로 내려오고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기자들이 악명 높게 꼽은 시간은 배변시간이었다. 이지수 세계일보 기자는 “쉬 다했어요”라는 아이의 말을 믿고 바지를 올려주다 오줌 세례를 받았고, 원유빈 서울신문 인턴기자는 서로 화장실에 먼저 가겠다며 싸우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애를 써야 했다. 점심시간도 쉽지 않았다. 김지수 연합뉴스TV 기자는 배식을 하다 달려드는 아이들로 진땀을 뺐고, 음상준 뉴스1 기자는 “숟가락은 입을 향하지만 눈은 항상 아이들 곁은 떠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가뜩이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영진 광남일보 기자는 “열악한 환경 속에 놓여 있는 어린이집 교사들은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있은 후 주변의 싸늘한 시선까지 견뎌내야 한다”며 이들에 대한 사회 인식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진희 MBN 기자는 “정부가 어린이집 폭력사태 이후 내놓은 주된 대책은 CCTV 설치와 어린이집 인증 강화 2가지”라며 “직접 체험해 본 어린이집은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 없이는 제2, 제3의 폭력사태를 막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