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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한경 갈등의 뿌리는 광고협찬 경쟁

한경 사설에 매경 무대응
사업 베끼기 등 불만 쌓여
갈등 잠복…재발 가능성

김창남·강아영 기자  2015.03.25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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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매경)와 한국경제(한경)간 갈등이 2년 만에 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두 언론사의 갈등은 한경이 주최하는 골프대회 후원사인 비씨카드에 대한 매경의 비판기사에서 시작했지만 본질적으로 광고영업을 둘러싼 싸움이라고 언론계는 해석했다.


한경은 지난 17일자 지면에 매경·MBN의 광고영업 방식과 이에 따른 방통위의 제재 여부를 집중 조명한 기사를 1면과 3면에 걸쳐 준비했고 이런 사실을 매경에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매경 오너인 장대환 회장과 관련된 기사도 준비할 예정이었다.


이에 매경 손현덕 편집국장은 지난 16일 한경 편집국을 직접 찾아 비씨카드 기사는 의도된 것이 아니라,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해명했다. 또 오해를 산 부분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한경 내부에선 “매경 편집국장이 사과하는 선에서 이번 문제를 덮을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이 지난 19일자 사설(어느 언론사의 걱정스런 영업 관행)을 통해 사실상 MBN과 매경의 영업관행을 비판한 것은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경은 당초 사설에서 실명을 언급할 예정이었으나 실명을 빼고 나갔다.  


한경이 매경 오너까지 겨냥하는 등 매경과의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보인 이유는 이번 사태와 유사한 일이 그동안 잦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경영 지식능력을 평가하는 국가공인시험인 한경 ‘테샛’(2008년 11월 시행)을 매경(매경 테스트·2009년 7월 시행)이 뒤쫓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시험은 1개월 차를 두고 국가공인 자격시험을 인증 받았다.


매경 역시 한경이 포럼 등 일부 사업을 따라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양 사는 같은 시장을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는 구조였다. 올 초 매경과 한경이 각각 ‘명예 기자제’, ‘객원 대기자제’를 선보인 후 이를 놓고 상대사가 베낀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 한 예이다. 


양사 간 뜨거운 신경전은 매출을 둘러싸고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양사 모두 경쟁사가 기업에 가서 ‘상대사만큼 해달라’는 식으로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경 창간 49주년인 24일에도 장대환 회장이 한경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 양사 간 갈등은 당분간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공산이 크다. 한경 역시 매경의 대응 여부 등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비좁은 광고시장을 두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갈등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언론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이에 매경 한 관계자는 “양사가 앞으로 상대를 존중하기로 했기 때문에 양사는 물론 언론계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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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없는 신문사 ‘마이너스 게임’

과열 경쟁·미투 전략 횡행


최근 불거진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의 갈등은 언론사 간 과도한 경쟁의식이 빚어낸 산물이다.
과거 소수의 신문사만 존재했을 때는 매출보다 신문 부수에 목 매였다고 하면, 최근엔 신문 산업 위축에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언론사 탓에 ‘매출 증대’가 지상 최대 과제가 됐다.


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한 ‘언론연감’에 따르면 2013년 주요 11개 종합일간지 매출 규모는 1조4518억원으로 2008년(1조5506억원)보다 6.4%가량 줄었다.


문 제는 과거엔 언론계에 ‘동업자 정신’이 있어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었는데, 최근엔 이러한 공감대마저 허물어졌다는 것. 동업자 정신이 업계 ‘허물’을 눈감아 주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최소한 언론으로서 해선 안 되는 것에 대한 지지선 역할을 해 왔다.


여 기에다 신문사 간 과도한 경쟁구도는 업계를 ‘진흙탕 싸움터’로 변질시켰다. 예컨대 ‘조중동’이나 ‘매한’ 등으로 묶인 경쟁 구도는 신문 시장에서 ‘카르텔’을 만든 동시에 상대를 짓밟고 넘어서야 할 경쟁상대로 인식하게 했다. 기업 광고나 협찬 등을 받을 땐 단가나 금액 등을 책정하는 기준이 되는 반면 과열경쟁을 부르는 요인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은 광고나 협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돈만 된다면 타 사의 수익사업도 얼마든지 베끼고 있다. 실제 매일경제가 2000년부터 시작한 ‘세계지식포럼’이나 머니투데이가 2004년 처음으로 선보인 연예속보 ‘스타뉴스’의 경우 많은 언론들이 뒤쫓아 하는 사업모델 중 하나가 됐다.


신문사 수익사업 대부분이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정보제공 서비스이다 보니 ‘진입장벽’이 낮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점도 있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동업자 정신이 실종된 것도 ‘미투 전략’이 횡행하는 이유 중 하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 수익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기보다는 타사의 동향 파악에 귀 기울이는 기현상을 낳게 됐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언론을 공멸의 길을 내몰고 있다고 언론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업방식이나 경쟁의식 등이 기업들이 언론에 광고나 협찬 등을 꺼리는 빌미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정사에 광고나 협찬을 할 경우 나머지 언론사에 공격을 받거나 나도 달라는 식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도와주고 싶어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변명거리가 되고 있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기업이 특정 언론사에 광고나 협찬을 할 경우 나머지 언론사와는 적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며 “기업들이 움츠러들게 한 것 역시 언론이 스스로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창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