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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원과 주고받은 이메일이 보도자료에?

복지부, 한겨레 기자 이메일 공개
입수경위 함구…노조 "사과하라"

김고은 기자  2015.03.18 14: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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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의 주요 성과로 소개된 보건·의료·제약 분야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실적이 과장됐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해명자료를 내는 과정에서 취재기자가 사우디 취재원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 10일 박 대통령 중동 방문에 맞춰 정부가 발표한 ‘2000억원대 사우디 의료 수출’과 관련해 정부가 국내 제약업체에 소개한 사우디 제약사 SPC가 의약품 생산·판매 실적이 전혀 없는 ‘정체불명’의 신생·군소 제약사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또 이틀 뒤에는 “‘2000억 의료 수출’ 미래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해명자료를 통해 SPC사는 사우디 빈라덴 그룹 산하 보건의료사업을 전담하는 HDH의 자회사로 “실체가 명확”하며, “2000억 수출이 불투명하다는 것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대통령의 중동 순방 성과를 고의적으로 폄훼하는 악의적인 보도”라며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신청과 더불어 법적 대응 의사도 밝혔다.


그런데 복지부는 이 과정에서 최성진 한겨레 기자가 사우디 HDH에 보낸 취재 요청과 이에 대한 HDH사 담당자의 답변 내용 등 취재내용 일부를 보도자료에 공개했다. 복지부는 HDH사에서 한겨레신문사에 메일을 보내고 복지부에 사본을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겨레는 지난 13일 복지부 대변인실을 통해 특정 취재원의 이메일을 공개한 행위에 대해 구체적 경위를 밝혀줄 것을 요청했으나 복지부는 회신하지 않았다. 복지부 해외의료진출지원과 정은영 과장은 16일 취재내용을 공개할 필요가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죽하면 그랬겠나”라고 반문했다. 


최성진 기자는 “취재기자가 의혹을 갖고 취재하는 내용에 대해 비판 대상인 정부가 먼저 (보도자료 형식으로) 흘리는 방식은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지부도 16일 성명을 내고 “정부 부처의 노골적인 취재 방해 행위이자 언론 자유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규탄하며 “보건복지부는 한겨레 기자의 이메일을 입수해 공표한 구체적 경위를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고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